▶ 박 상 우 <교수, 건국대학교 병원 하지정맥류 클리닉>
봄이 오면 울상인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하지정맥류가 있는 여성들이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정맥이 부풀어 오르고 구불구불해진 형태를 보인다. 누구나 육안으로 쉽게 알 수 있을 만큼 분명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아 하지정맥류가 있는 여성은 치마 입기를 꺼린다.
이 때문에 봄이 오면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치료를 받기로 하고 설명을 들어보면 종아리에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온 정맥만을 치료하는 줄 알았더니 난데없이 멀쩡해 보이는 허벅지에 있는 정맥을 같이 치료해야 한다는 소리를 듣게 되고 적잖이 놀라게 된다. 실제로 필자가 만난 환자들의 상당수가 정맥류는 종아리에 있는데 왜 허벅지를 치료하냐고 되묻곤한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하지정맥류를 일으키는 원인질환인 정맥부전 (Venous insufficiency) 때문이다. 정맥부전이란 우리 몸에 있는 정맥 내의 판막의 이상으로 인해 혈액을 심장 방향으로 끌고 올라가는 정맥이 그 기능을 잃음으로 인해 혈액이 역류를 하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다리의 경우에는 심장 쪽으로 올라가는 혈류가 반대로 발목 쪽을 향해 역류를 하게 되고 이에 의하여 종아리 인근의 정맥 잔가지들이 늘어나고 구불구불해지게 됨으로써 하지정맥류를 일으키게 된다. 즉, 하지정맥류는 어떤 질병의 이름이 아니라 정맥부전이라는 원인질환에 의하여 나타나는 임상 증상 중 하나인 것이다.
이러한 정맥부전이라는 질환에 의하여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하지정맥류 외에도 발쪽으로 피가 쏠리는 느낌, 저녁 때가 되면 다리가 붓고 팽팽해 지는 느낌,그리고 밤에 쥐가 잘 나는 증상 등이 있다. 하지정맥류를 비롯한 이러한 모든 증상들은 바로 정맥부전에서 기인하는 것이고 우리가 환자를 치료할 때는 하지정맥류 자체도 치료하지만 그 원인이 되는 질환인 정맥부전을 함께 치료해야만 한다. 그래서 역류의 원인을 제공하는 허벅지 인근의 정맥을 함께 치료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육안으로 보이는 정맥류 환자 외에도 다리가 잘 붓고 팽팽한 느낌이 생기거나 밤에 쥐가 잘나는 증상이 있는 분들은 1년 365일 같은 증상을 느끼게 된다. 다만, 이 경우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혹은 이와 같은 증상이 어디서 기인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의 환자들은 본인이 하지정맥류 환자들과 똑같은 원인질환이 있음을 반드시 알아야 하고 같은 방식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원인 질환이 같다 보니 치료 방법도 같고, 검사방법도 같다. 검사는 정맥초음파라고 해서 30분 안팎이면 끝나고 통증도 전혀 없다. 단, 30분 투자로 밤마다 쥐가 나서 괴로워했던 부분의 원인을 찾을 수 있으니 시간투자 대비 효율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 자체는 생활의 불편함을 크게 만들지 않지만 정맥 부전에 의하여 생기는 다른 증상들은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을 만큼 불편함을 야기한다. 더욱 검사와 치료가 절실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자, 이제부터는 보이는 하지정맥류보다는 보이지 않는 적(敵)인 정맥부전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정맥부전으로 느끼는 불편함에 비하면 30분은 충분히 짧은 시간이라 할 수 있다. 보다 많은 정보는 건국대학교병원 하지정맥류클리닉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약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영상의학과 임상조교수 ▲건국대학교 영상의학과 부교수 ▲유럽인터벤션학회 정회원 ▲미국정맥학회 정회원 ▲대한인터벤션영상의학회 정회원 ▲미국 플로리다 Baptist Cardiac and Vascular Institute의 Visiting fellowship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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