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에서 환자분들을 대하다 보면 복용하는 약의 종류가 많고 빈도 또한잦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의학용어로는 ‘Polypharmacy’라고 하는데 poly는 많다라는 뜻이고 pharmacy는 약을 의미합니다. 즉 많은 약을 복용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0~40대에는 비타민과 영양제 등을 제외하고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처방약이나 비처방(over the counter)이 전혀 없거나 3가지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65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다섯 가지 이상 많게는 열 가지 이상의 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 이유로는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등 만성질환의 이환률이 노인층에서 증가하고 주치의뿐만 아니라 여러 specialist를 통해 진료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정기적으로 만나는 의사의 수가 많을수록 처방약도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뿐만 아니라 동일한 종류의 두 가지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위장약, 항히스타민제, 소염진통제 등에서 이런 현상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종류의 약을 복용할 경우 어떤 문제가 야기될 수 있을까요?우선 약 상호 간의 작용으로 인해 각각 약물의 효능이 필요 이상으로 증가하거나 충분치 못할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약물의 복용으로 인해 부작용이 훨씬 증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스피린과 소염진통제, 항응고제를 같이 복용할 경우 출혈의 위험이 증가하고 수면제, 안정제, 마약성 진통제 등을 같이 복용할 경우 의식의 혼탁, 변비, 낙상으로 인한 골절 및 심할 경우 호흡곤란 등의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량의 약물을 자주 복용함에 따라 위장장애와 연하장애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데 특히 약의 크기가 큰 칼륨제제나 골다공증 약의 경우 식도를 통과할 때 점막에 손상을 일으켜 식도염을 일으키는 경우도 자주 봅니다.
그리고 노인층에서는 약을 대사하는 주된 장기인 간과 신장의 기능이 젊은이들에 비해 저하된 경우가 많아서 약의 독성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다량의 약물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주치의를 포함한 여러 전공의에게 진료 받을 때 항상 약국에서 받은 모든 약병들을 들고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약병에 들어 있는 약과 약병이 일치해야 하는 게 필수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불필요한 비슷한 종류의 약이 이중으로 처방되는 것을 피할 수 있고 의사와 약에 대해서 같이 의논하고 공부하는 기회도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치의와 정기적으로 만나서 진료받는 시간을 통해 약에 대해 궁금한 점과 그 필요성 및 부작용에 대해서 상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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