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과 생각
▶ 김 종 영 <이태리 광학 회장>
‘성공의 60%는 자신의 노력의 결실이고, 나머지 40%는 주위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말이 있다. 100% 동감한다.
나 역시 주위의 보살핌과 사랑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한다. 내 경우는 정확히 말하자면 20% 정도가 나의 노력이고, 나머지 80%는 주위의 도움 덕이었다고 생각한다. 고객들과 주위의 많은 사람들의 은혜가 없었다면 60년 동안 안경 외길을 걸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감사의 마음이 더욱 크다.
그런데, 감사의 표현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야 하고, 실천으로 해야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중운동가요, 지도자로 유명한 고(故) 장일순 선생께서 식당을 하는 후배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자네 집에 밥 잡수시러 오시는 분들이 자네의 하느님이여. 그런 줄 알고 진짜 하느님이 오신 것처럼 요리를 해서 대접을 해야 혀. 장사 안 되면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은 일절 할 필요 없어. 하느님처럼 섬기면 하느님들이 알아서 다 먹여주신다 이 말이야.”
참 엄청난 말씀이다. 장일순 선생께서는 늘 모심과 섬김을 강조하셨다고 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감사가 아닐까.
장사하는 사람이 고객을 섬기고 모시는 방법은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길밖에는 달리 없다. 장 선생님의 가르침처럼 손님을 하늘로 모시는 일이야 거의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그런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일은 가능할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일본 말 중에 ‘잇쇼겐메이’(一生懸命)라는 단어가 있다(일본말을 예로 들어서 죄송한데, 우리말에는 똑같은 뜻의 낱말이 없어서 부득이 일본 말을 끌어올 수밖에 없었다).
이 말은 ‘어떤 일에 평생 목숨을 건다’ 또는 ‘일생 동안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우리말의 ‘최선을 다 한다’는 말보다는 훨씬 강한 표현이다. 물론 현실 생활에서는 그저 ‘열심히 한다’는 정도의 뜻으로 흔히 쓰이기도 하지만, 본래의 뜻은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의 경지에 오르는 것이 가장 값진 일’이라는 일본 특유의 가치관을 담고 있는 낱말이다.
그리고 이 정신은 오늘날의 일본을 경제대국으로 만든 기둥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어떤 일을 목숨을 걸고 한다는 것. 말은 쉽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일이건 목숨을 걸고 하면 못 이룰 것이 없다. 그렇게 어떤 일이건 목숨을 걸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성공은 그 다음의 문제다.
내 스스로를 되돌아볼 때마다 ‘잇쇼겐메이’라는 낱말을 떠올린다. 나는 지금 내 일에 목숨을 걸 정도로 전력을 다하고 있는가? 부끄럽게도 그렇지 못할 때가 더 많다. 그래서 늘 반성하며 공부한다.
철저한 장인정신과 프로페셔널로서의 자부심을 통해 고객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감사라고 믿는다. 안경을 만드는 일은 성스러운(?) 일이다. 써서 달아 없어지는 물건을 만드는 것이 아닌 신체의 한 부분, 고객의 눈(시력)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더욱 철저한 장인정신이 필요하다.
도산 선생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말년에 송태산장을 지을 때, 선생의 철저함에 지쳐 투덜대는 목수나 장인, 인부들에게 하신 말씀이다.
“한번 잘못되면 그 잘못이 언제까지나 남는 것이요. 얼렁얼렁이 우리나라를 망하게 하였소. 우리가 최선을 다한다 하더라도 최선이 되기 어렵거늘 하물며 얼렁뚱땅으로 1000년 대업을 이룰 수가 있겠소.”
늘 가슴에 새기는 말씀이다. 이런 철저한 마음가짐을 잃지 않는 것이 바로 고객에 대한 진정한 감사일 것이라고 믿는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