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염과 암
▶ 안 상 훈 <암 전문의 엘에이 암센터>
요즘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온 지구촌이 시끄럽다. 암의 여러 유발요인 중 감염 또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통계에 의하면 전체 암 가운데 20% 가량은 감염과 연관이 있다.
감염이란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곰팡이 등의 병원체가 인체에 침입해 자라고 나뉘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감염은 증상이 있을 수도 있지만 없을 수도 있다.
즉,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외부로부터 침입한 병원체를 박멸하여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감염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증상이 발현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 어떤 감염이 암과 연관이 있을까?먼저 가장 잘 알려진 암은 만성 B형 및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간암이다.
한국 내 간암 환자 100명 중 70명은 B형 간염 바이러스 때문에, 10명은 C형 간염 바이러스 때문에 암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B형 간염의 경우 이미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있어 예방접종만 잘 받더라도 상당수의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 이미 B형 간염이 걸린 경우도 간경변증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적절한 치료와 추적 검사를 받는다면 간암 발생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C형 간염은 아직 효과적인 예방접종이 없지만 최근 좋은 치료약들이 개발되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발견하면 간경변증으로 진행되기 전에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B형 간염 바이러스의 경우 모자간 수직 감염이, C형 간염 바이러스의 경우는 수혈이 가장 중요한 감염경로이다.
간염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타인의 혈액이나 체액을 접촉할 위험성이 있는 행위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위에서 발견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elicobacter pylori) 라고 불리는 나선 모양의 세균은 위에서 발생하는 위암이나 위림프 종의 유발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위암이 발생할 위험성이 2~3배 높아진다고 보고 있다. 암 외에도 소화성 궤양이나 위염도 일으킬 수 있다.
미주 한인들에 있어서 헬리코박터 유병률은 불명확 하지만, 한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2005년도 기준 60% 가량이 균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하다. 대개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진단되는 헬리코박터균은 항생제, 제산제 등을 포함한 복합치료로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는 자궁경부암, 구강암, 인두·편도암, 항문암, 음경암, 질 암등과 연관이 되어 있다.
특히 자궁경부암의 대부분은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으로, 자궁경부암 조직의 99% 이상에서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에는 여러 유형이 있는데 그 중 인유두종 바이러스 16번과 18번이 자궁경부암에서 발견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약 70%를 차지한다. 구강암도 과거에는 주로 흡연과 음주에 의한 것이었으나 최근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한 암이 젊은층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주로 피부와 점막에 감염되고, 생식기에 생기는 경우는 성 접촉을 통해 발생한다.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2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 조기 검진을 받도록 권유되며, 특히 여자 청소년에게 권장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접종으로 자궁경부암의 70% 가량을 예방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민물고기에 서식하는 간흡충이나 주혈흡충 등의 기생충 감염은 담도암과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stein-Barr virus)는 각종 림프종과 ‘인간면역 결핍 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는 카포시육종, 림프종, 자궁경부암, 항문암 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에 의한 암은 예방 접종, 감염 치료, 안전한 성생활 및 건강한 식생활 등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문의 (213)388-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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