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떨림은 매우 흔한 증상으로 단순 수전증에서 파킨슨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는데 그 원인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은퇴한 60대 중반남성 남모씨는 지난 2년동안 걸음을 걸을 때 다리에 힘이 없고 앉았다가 일어서기가 힘든 증상을 느꼈다. 또 최근에는 오른손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고 걷다가 균형을 잃고 넘어져서 외래를 찾아왔다. 이학적 검진상 남씨는 얼굴표정이 굳어져 보였고 인터뷰 도중에 계속적인 손떨림 증상을 보였다. 다른 신경계 검사는 별이상이 없었지만 걸을 때 보폭이 짧았다. 남씨는 병력과 이학적 검진을 바탕으로 파킨슨병으로 진단받고 치료에 들어갔다.
1817년 제임스 파킨슨이라는 영국의사가 손이 떨리고 점차 굳어지면서 보행장애가 오는 질환을 보고 파킨슨병이라고 부른 후로 이러한 비정상적인 운동장애를 보이는 병들을 통틀어서 행동장애(movement disorder)라고 정의한다. 파킨슨병은 이러한 운동장애의 하나로 특징적으로 손발이 떨리고 몸이 굳어지며 걸음걸이가 느리면서 보폭이 짧은 걸음을 걷는 것이 특징이다. 또 얼굴표정이 굳어져서 마스크를 쓴것과 같은 인상을 보여주며 보행장애 때문에 자꾸 넘어지게 된다.
그외 운동과 관계없는 증상으로는 변비나 빈뇨(소변을 자주 보는 것) 같은 증상도 있고 우울증이나 치매와 같은 신경정신과적인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파킨슨병이 발병한 지 평균 10년 정도 지나면 40% 정도에서 치매가 생기기도 한다. 파킨슨병이 더 진행을 하게 되면 시력이나 수면장애, 음식을 삼키는 근육에 장애를 주고 더 나아가서는 음식을 삼킬 수 없게 된다. 또 기침을 하더라도 가래 배출이 힘들어서 폐렴에 자주 걸리게 된다.
파킨슨병은 미국에만 100만명 이상이 앓고 있으며 대부분 60세 이상이다. 이병은 나이가 들면서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과 같은 경과를 거친다. 많은 환자들은 병을 앓으면서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고 적절한 약물을 사용하면 삶의 질을 높일 수도 있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뇌의 흑질 부위에서 도파민이라는 물질의 분비가 감소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도파민을 보충해 주면 증세의 호전을 가져오게 되기 때문에 이를 보충하는 약물들을 개발해서 치료에 이용하고 있다. 환자의 10-15%에서는 파킨슨병 환자가 가족력이 있고 젊은 환자는 유전적인 면이 많다.
이 병의 진단은 일반적으로 환자의 병력으로 진단을 하게 되고 특정 혈액검사나 방사선 검사로 파킨슨병을 진단하지는 않는다. 대개 손떨림, 느린걸음걸이, 몸이 굳어지는 것 3가지 중 2가지 이상의 증상을 보이면 파킨슨병을 진단할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의 예후는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악화가 되며 예후는 개인마다 다르다. 어떤 환자는 진단 후 20년 이상 합병증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반면 진단 후 5년 안에 흡인성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환자도 있다. 현재는 어떤 파킨슨병 환자가 진행을 빨리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파킨슨병 자체로는 사망하지 않지만 파킨슨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보행장애로 인한 낙상과 폐렴 등이 흔하다. 또 흔히 동반되는 우울증이나 치매는 본인은 물론 보호자에게도 힘든 과제가 되고 있다.
외래에서 흔히 보는 경우는 손떨림 증상인데 일반인들은 단순 손떨림(수전증-essential tremor)을 파킨슨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수전증은 다른 운동장애를 동반하지도 않고 더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파킨슨병과는 구분이 돼야 한다.
이영직 내과 (213)383-9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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