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대병원 특약
▶ 양 현 숙 <건국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건강보험심사 평가원에 따르면 2006년 53만 명이던 고지혈증 환자 숫자가 2010년이 되면서 2배 이상 급증하여 100만명이 넘게 되었다고 한다. 바야흐로 한국 고지혈증 100만명 시대가 도래된 것이다. 그러나 고지혈증 유병률이 높고, 널리 알려짐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증상이 없다는 것 때문에 오랜 기간 방치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한 심뇌혈관계 합병증은 치명적일 수 있어서, 여전히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질환으로 강조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고지혈증은 글자 뜻 그대로 풀어 쓰면, 혈청(血)에 기름(脂)이 많은(高) 증세(症)이다. 기름의 대표적인 종류가 콜레스테롤이다. 콜레스테롤은 정상적으로 세포를 둘러싸는 세포막의 구성 성분으로서 우리 몸에 꼭 필요하지만, 적정선을 넘어 과도하게 존재할 때 혈관 내에 죽상 경화반을 형성하면서 질병을 초래하게 된다. 우리 몸 안의 지방성분으로 중성지방도 있는데, 특히 당뇨병 환자에서 상당히 높은 경향이 있다.
고지혈증은 대체로 나이가 들수록 빈도가 높아지는데,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폐경 이후 나쁜 지질 패턴으로 바뀌게 되고, 이것이 심혈관계 질환을 증가시키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유전적인 원인, 식습관, 비만, 운동부족이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동반질환(당뇨, 간질환, 신질환, 갑상선질환), 약물 복용과의 연관성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고지혈증은 대부분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다가, 동맥경화반의 형성으로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발현된다. 그러므로 고지혈증의 진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관리이다. 남자 45세, 여자 55세 이상, 흡연, 음주, 비만,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하여 고지혈증이 있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고지혈증은 개선할 수 있고, 초기에 조절함으로써 이로 인해 초래되는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고지혈증 치료의 목표치는 개인에 따라 다르므로 의사와 상의하여 약물처방에 대한 가이드를 받아야 한다.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하여 합병증의 발생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하여야 한다. 이것은 고지혈증 환자에게 ‘치료’ 이고, 건강인에게는 ‘예방’의 개념이다. 식이요법의 일환으로 열량섭취 제한을 통해 정상체중을 유지하고, 포화지방산 및 동물성 지방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운동요법을 할 때는 걷기, 조깅,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한 번에 30분 이상, 일주일에 5회 이상 하도록 권장한다. 중성지방만 높은 경우에는 대부분 운동, 체중조절, 금주, 식이조절(탄수화물이 적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 권장)을 통해 정상화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약물 치료를 시작한 뒤 혈액 검사 상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이 되었다고 하여 임의로 약을 끊어서는 안 되며,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여 약물을 조절하여야 한다.
최근 식생활의 변화로 인해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물론 심혈관질환이 고지혈증 하나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고지혈증은 분명 중요한 위험 인자이며 교정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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