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대병원 특약
▶ 이 인 식 <건국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가장 흔한 근골격계 통증질환인 요통을 유발하는 척추질환의 경우, 평생 유병률(life-time prevalence)이 65~8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6개월 간 한 차례 이상의 요통을 호소하는 비율이 40%에 이른다. 요통의 경우 20대부터 발생하기 시작하여 전체 유병률은 65세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다가 그 이후부터는 서서히 감소한다.
급성 요통의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러 가이드라인에서 급성 요통환자의 90%가 6주 내로 호전되며, 요통이 발생한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통증이 호전된 비율은 54~9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와 같이 요통의 자연경과에 대해 낙관적인 통계 수치는 요통을 포함한 척추 통증을 아주 가벼운 증상으로 오해하게 만든다. 하지만, 요통은 재발이 매우 흔한데, 첫 증상 발생 후 1년 내로 재발할 확률이 50%, 2년 내로 재발할 확률이 60%, 5년 내로 재발할 확률은 70%에 달하며, 급성 요통환자의 상당수는 만성 요통 또는 지속적인 통증으로 증상의 양상이 변화하게 된다.
요추 혹은 경추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질환들 중 퇴행성 척추질환은 일생을 걸쳐 일어나는 ‘기계적 손상에 대한 생물학적 치유’의 끝없는 반복의 과정이다. 따라서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척추 통증은 어떤 한 순간의 병태생리학적 변화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는 척추 뼈 사이의 추간판(디스크)을 포함한 여러 척추 구조물들의 반복적인 손상ㆍ치유과정을 통해 일련의 연속적인 변화과정 속에서 발현하게 된다.
이러한 퇴행성 척추질환은 일반적으로 추간판 변성 및 퇴행으로 시작되며, 변성된 추간판 내의 수핵이 섬유륜을 뚫고 나오는 추간판 탈출증과 이로 인한 신경근병증이 발생하게 되며, 이어서 추간판 간격이 좁아짐으로써 척추 종판, 척추 뼈 및 척추 후관절 등에 퇴행 변화가 발생하게 되어 궁극적으로는 퇴행성 척추질환의 종착역에 해당하는 척추관 협착증에 이르게 된다.
척추의 퇴행성 변화와 실제 발현하는 척추 통증 간에는 괴리가 있어 실제 발현된 척추 통증의 정확한 발생 기전에 대해서 여전히 잘 설명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기나긴 병력에 귀를 기울이고 일상생활 자세, 작업 자세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며, 향후 치유되어 나가는 자연경과와 이를 방해할 수 있는 기계적 손상의 가능성까지도 고려하는 전략을 가지고 진료에 임하고 있다. (그림 참조)
요통 치료의 목적은 요통의 해소와 재발 방지라는 단기적 목표와 건강한 척추 유지라는 장기적 목표로 나눌 수 있다. 치료는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구분되지만, 요통 환자의 대부분이 하지 방사통의 증세를 동반한다고 하더라도 약 3개월 이내에 회복되므로 보존적인 치료가 치료의 원칙이다.
일정기간의 적극적인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호전을 보이지 않을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특히, 추간판 탈출증의 경우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다리의 근력이 점점 더 빠지거나 통증 및 감각저하가 악화되며, 대소변을 볼 때 어려움이 있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하는데, 추간판 탈출증 환자들 중의 10% 이하가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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