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가장 많이 먹는 사람은 한국인이다. 작년 기준으로 1년에 1인당 74개를 먹어 치웠다. 이는 판매된 총 라면 수를 전체 인구로 나눈 것이어서 갓난아이나 80 노인까지 포함된 숫자이기 때문에 일반 성인이 먹는 라면 수는 이보다 훨씬 많다고 봐야 한다. 그 다음이 인도네시아로 60개, 베트남 57개 순이다.
그러나 이는 인스턴트 라면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 라면 소비량은 이와 다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주로 집에서 끓여먹거나 분식점에서나 판매되지만 이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에서 정식 요리로 판매되는 나라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라면 문화가 가장 발달된 곳은 어딜까. 아마 일본이 아닐까. 중국의 ‘납면’을 기원으로 ‘라멘’을 만들어낸 일본은 그 발상지답게 종류도 다양하고 역사도 깊다. 일본 라멘은 크게 규슈 후쿠오카의 ‘하카다 라멘’과 홋카이도 삿포로의 ‘미소 라멘’으로 양분된다. 하카다 라멘이 진한 돼지고기 육수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면 삿포로 라멘은 일본 된장인 미소 국물을 바탕으로 한 것이 특징이다. 삿포로에 가면 라멘 가게가 늘어선 ‘라멘 골목’이 있고 후쿠오카에는 라멘 가게로만 한 층을 메운 ‘라멘 백화점’이 있다. 라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두 도시는 천국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LA에 사는 사람들은 멀리 태평양을 건너지 않고도 라멘 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일본 정통 라멘 요리점이 요즘 곳곳에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주목받는 지역은 웨스트 LA의 소텔 인근이다. 오사카가 도쿄의 서쪽에 있는 것처럼 ‘리틀 도쿄’의 서쪽에 있다고 해 ‘리틀 오사카’란 이름이 붙은 이곳에는 과거에도 ‘아사히 라멘’ 같은 일본 라멘 집이 있었으나 지난 수년 사이 ‘다츠’를 비롯 ‘신센구미’, ‘다이고쿠야’ 등 정통 라멘 집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라멘 골목’이란 별명이 붙었다.
이들 여러 라멘 집중 요새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쯔지타’란 곳이다. 국수와 국물이 따로 나와 면을 담가먹는 ‘쯔께멘’을 전문으로 하는 이 집은 아침 11시에 문 열기가 바쁘게 줄이 서며 12시 전후에 가면 30~40분 기다리는 것은 보통이다. 손님도 아시안 뿐 아니라 백인, 라티노 등 다양하다.
전통적인 일본 음식점 밀집 지역인 ‘리틀 도쿄’, 신흥 강자 ‘리틀 오사카’와 함께 남가주의 대표적인 라멘 식당가를 꼽으라면 토랜스를 빼놓을 수 없다. 아직도 일본 2세들과 상사지사가 많은 이곳은 ‘이치미 안’, ‘사누키노 사토’ 같은 전통 있는 라멘집이 많다.
오는 28~29일에는 샌타 아니타 팍에서 LA뿐 아니라 미 전국, 그리고 일본에서까지 주요 라멘집이 참가하는 라멘 축제가 열린다. 작년에는 5만명의 라멘 매니아가 참여하는 성황을 이뤘고 올해는 참가자 모두가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경연대회도 있다. 바다를 건너지 않고도 일본 라멘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은 남가주에 사는 기쁨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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