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FA 블래터 회장 ‘5선 연임’ 성공
▶ 사퇴압력 거부 선거 강행 1차 투표 60표차 압도적 우위, 알리 왕자 사퇴로 당선 확정
제프 블래터 회장은 부정부패의 몸통이라는 의혹 속에서도 FIFA 총회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임기 4년의 차기 회장으로 당선돼 5선에 성공했다.
뿌리 깊은 부정부패 의혹과 FBI(미국연방수사국) 수사의 칼날도 제프 블래터(79·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5선 도전을 막아낼 수 없었다.
29일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열린 제65회 FIFA 총회에서 블래터 회장은 4년 임기의 회장에 당선됐다. FIFA 사무총장을 지내다 지난 1998년 주앙 아벨란제 전 회장의 뒤를 이어 FIFA 회장에 올라 17년째 ‘장기집권’ 중인 블래터는 이로써 앞으로 4년간 더 FIFA를 이끌게 됐고 임기를 채울 경우 20년 이상 세계축구 최고의 권력을 유지하게 됐다.
블래터 회장은 이날 알리 빈 알 후세인(40) 요르단 왕자와의 선거 1차 투표에서 133-73으로 앞섰고 알리 왕자가 2차 투표를 앞두고 사퇴하면서 당선이 확정됐다. 1차 투표에서는 209개 회원국의 3분의 2를 넘는 140표 이상을 얻어야 당선이 확정되며 140표를 얻은 후보자가 없을 경우 2차 투표를 하게 돼 있었다.
2차 투표에선 140표 제한 규정이 사라지고 무조건 더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된다. 다른 후보자도 없이 단 2명이 겨룬 1차 투표에서 이미 60표차가 난 상황에서 2차 투표는 의미가 없었기에 후세인 왕자는 사퇴 외엔 다른 길이 없었다.
지난 27일 부회장 2명을 포함, 고위 FIFA 간부 7명이 스위스 취리히의 호화 호텔에서 부패혐의로 미 FBI의 요청을 받은 스위스 검찰에 전격 체포되고 총 14명이 기소된 후 이번 회장선거를 연기하라는 압력이 높아졌으나 블래터 회장은 선거 연기 압력은 물론 여기저기에서 쏟아진 사퇴 압력도 모두 거부하고 회장선거를 강행했다. 그리고 여기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되면서 다시 한 번 FIFA내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그의 엄청난 영향력과 파워를 입증했다.
블래터 회장은 5선이 확정된 후 수락연설에서 “이제 난 모두의 회장이고 FIFA 회장이다. 날 받아줘 고맙다”면서 “우리는 배를 다시 해변으로 돌려놓을 것이다. 우리는 다소의 구조적 문제가 있다. 집행위에 여자멤버도 필요하다. 더 많은 것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난 여러분을 좋아하고 내 잡을 좋아한다”면서 “나는 완벽하지 않다.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함께 잘 해나갈 것이다. 여러분의 신뢰와 믿음에 감사한다. 함께 가자. Let’s go FIFA!”라고 외쳤다. 그는 이어 “러시아와 카타르 월드컵은 예정대로 치러질 것”이라면서 “월드컵은 절대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너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블래터 회장의 5번째 임기는 결코 순탄하기 힘들 것이 확실하다. 미셸 플라티니 UEFA(유럽축구연맹) 회장은 전날 블래터 회장이 당선된다면 UEFA 차원에서 월드컵을 보이콧할 수도 있다는 하겠다는 의지까지 밝힌 데다 미국 사법부는 여전히 블래터 회장을 겨냥한 수사의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당장 이날 FIFA 부회장으로 임명된 데이빗 길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 사장은 블래터 회장 당선 직후 부회장에서 사퇴했다. 또 포르투갈 출신으로 회장직에 도전했다가 사퇴했던 루이스 피구는 블래터 회장의 5선 성공 직후 “오늘 취리히는 또 어두운 하루가 됐다.
FIFA와 축구, 또 이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모든 것을 잃은 것”고 말했다. 그는 “블래터 회장은 FIFA를 이끌 능력이 없다. 그가 만일 조금이라도 축구를 생각했다면 이번에 연임을 시도하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블래터가 최소한의 체면을 아는 사람이라면 며칠 내로 그만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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