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가족들과 함께 한국영화 ‘암살’을 보러갔다. 많은 한인들이 극장 안을 가득 메웠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독립투사의 삶을 재조명하는 영화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군에 맞서 싸운 독립투사들 희생과 결국은 나라를 되찾고 마는 한국인의 의지를 알게 하는 영화였다.
무심코 본 신문기사에 독립 유공자 후손은 3대가 힘들게 살고 있고, 일제 앞잡이 노릇을 했던 친일파 후손들은 3대가 잘 살고 있다는 보도를 읽고 깜작 놀랐다. 독립 유공자들에게 법적 보상과 대우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국가는 오히려 그들을 외면하고 있어 그들은 ‘영광의 대물림’이 아닌 ‘가난의 대물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은 발전이 없다’고 했다.
그 아픈 역사 속에서 위대한 희생자가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고 우리가 있는 것이 아니던가? 역사를 바꾸는 사람들은 언제나 다수가 아니었다. 소수의 사람들이지만 확실한 신념과 의지를 가지고 무엇이 옳은지를 아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고문도 죽음도 두렵지 않았던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친일파를 처형하는 순간 그에게 “왜 일본군 앞잡이가 되었느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해방될 지 몰랐으니까...” 였다. 민족을 배반하고 학살한 그의 함축성있는 자기변명이었다.
맞다. 친일파는 코앞의 이익만 바라보니 내일을 볼 수 없었다. 혼자 살아남고자 발버둥치는 자기중심의 이기적 생각에 사로 잡혔던 친일파에게는 해방의 희망도 가질 수 없었던 것이다. 미래를 보지 못하는 우둔한 자는 현재에 모든 것을 걸고 살기 마련이다.
반면에, 조국과 민족 그리고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타자 중심적 생각, 즉 유띵킹(uThinking-상대방 배려심)을 한 독립투사들은 고난의 사슬 속에서도 희망찬 해방을 미리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미래를 미리 보고 계획하는 자는 미래를 먼저 살아버리는 것이다.
일본 경찰보다 조선인 경찰이 독립운동가에게 더 잔인했듯이, 적은 바로 우리 안에 있다. 전쟁은 외란 때문이 아니라 내란 때문에 진다고 한다. 사색당파니 내분이니 하면서 우리끼리 싸우기 바빠 일제 강점기를 맞이하게 되었고, 독립 또한 늦어지고 만 것이다. 해방이후에도 친일파와 독립투사간의 충돌로 갈라져 결국은 나라가 분단되는 비극을 겪은 것이다. 나만의 이익을 구하는 민족은 주체성을 잃게 되고 그 나라는 망하고 마는 것이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위해 애쓰고 희생하는 많은 분들이 있다. 위안부 문제, 통일의 문제 등 말이다. 그러나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분들이 미래 그날을 바라보고 애쓰고 고생하기 때문에 반드시 그 날이 온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의미있는 공휴일이 돌아올 때마다 국가가 일년에 하루쯤은 국가 공휴일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날”을 제정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하곤 한다. 그 날은 모두가 남을 먼저 배려하고, 감사하다 말하고 수고한다고 말하는 날 말이다. 독립유공자 및 국가 유공자들에게 ‘사랑의 빚’을 갚고 생각을 나누는 뜻 깊은 날이 되었으면 한다. 그 날은 무조건 웃고 무조건 사랑하여 하루가 정말 행복한 날 말이다.
아직도 분단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광복 70년은 무엇을 가르치는가? “역사는 정치의 거울이다”라고 했듯이, 아픈 과거 속에서 진리를 배우고 다시는 그 아픔을 겪지 않도록 자신을 성찰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 민족이 나 자신만 생각하는 습관에서 벗어나 나기를 그리고 내 동족을 사랑할 수 있는 진정한 유띵킹의 나라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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