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3월 무릎 수술한 송준섭 박사 “재활 과정 매우 고통스럽다”
▶ “‘무릎아 고맙다’라는 말에 나도 울컥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에서 금메달을 따낸 박상영이 지난해 3월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훈련을 하는 모습.
"무릎아, 버텨줘서 고마워."
박상영(21·한국체대)이 9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에서 금메달을 딴 뒤에 한 말이다.
그의 말처럼 왼쪽 무릎은 선수 생명을 이어가기 힘들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다.
박상영의 수술을 집도한 서울제이에스병원 송준섭 박사는 10일 연합뉴스 전화통화에서 "(박)상영이는 작년 3월 우리 병원을 찾았는데, 당시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심하게 파열돼 있었다"라면서 "외측 연골판이 파열돼 있었는데, 걸을 수 없을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무릎 십자인대 파열은 수술 등 의학기술로 완치할 수 있는 부상이다. 하지만 재활 훈련 과정이 매우 길고 괴롭다.
몇몇 선수들은 재활 과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재기에 실패하기도 한다.
송준섭 박사는 "수술 후 두 달 정도는 발을 땅에 디딜 수 없다. 오랜 기간 걷거나 뛰지를 못하기 때문에 깁스를 푼 다음 다리 근육이 거의 사라지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근육을 다시 살려내는 과정이 매우 고통스럽다"라고 말했다.
송준섭 박사는 작년 3월 자신을 찾아온 박상영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송 박사는 "당시 어머니와 함께 찾아왔는데, 1년 5개월 정도 남은 리우올림픽에 꼭 나가야 한다며 간절하게 말하더라"라고 회상했다.
이어 "8개월간 재활을 하면, 리우올림픽까지 남은 시간은 7개월뿐이었다"라며 "(박)상영이가 그 짧은 시간 동안 기량을 다시 끌어 올릴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상영은 작은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는 8개월 동안 몸을 완벽하게 회복했고, 남은 7개월 동안 다른 선수들 수준으로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리우올림픽에 출전해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송 박사는 "힘든 재활 과정을 거치고 짧은 시간에 몸 상태를 끌어 올린 것을 보면, 상영이가 얼마나 올림픽 출전을 갈망했고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라며 "상영이가 '무릎아 고맙다'라고 했다는 말을 접한 뒤 나 역시 울컥했다"라고 말했다.
송준섭 박사는 현재 서울제이에스 병원장으로 재직 중이며 한국 축구대표팀 주치의를 역임했다. 과거 거스 히딩크 전 국가대표 감독의 무릎 수술을 집도하기도 했다.

작년 3월 박상영의 왼쪽 무릎 인대 수술을 집도한 서울 제이에스병원 송준섭 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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