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애,‘Garden #1’
병 없이 앓는
안동댐 민속촌의 헛제사밥 같은,
그런 것들을 시랍시고 쓰지는 말자.
강 건너 임청각 기왓골에는
아직도 북만주의 삭풍이 불고,
한낮에도 무시로 서리가 내린다.
진실은 따듯한 아랫목이 아니라
성에 낀 창가에나 얼비치는 것,
선열한 육사의 겨울 무지개!
유유히 날던 학 같은 건 이제는 없다.
얼음 박힌 산천에 불을 지피며
오늘도 타는 저녁노을 속,
깃털을 곤두세우고
찬 바람 거스르는
솔개 한 마리
김종길(1926년 ~ 2017년 4월1일) ‘솔개’ 전문
김종길(金宗吉) 원로 시인께서 타계하셨다. 선생은 194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성탄제’ ‘하회에서’ ‘황사 현상’ 등이 있으며 은관문화훈장, 대한민국예술원상, 만해대상 등을 수상했다. 안동은 육사의 고향이며 선생의 고향이기도 하다. 겨울 무지개처럼 선열한 육사의 영혼처럼, 깃털을 곤두세우고 찬바람을 거스르던 솔개 한 마리. 헛제사밥 같이 진실 없는 시, 영혼 없는 외침, 가식과 허위를 경계하는 지고한 님의 시를 읽는다. 가시는 길 부디 꽃길이기를..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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