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회-마당집 통합 새살림 이끄는 최인혜 사무총장
지난 2월 한인사회복지회와 한인교육문화 마당집이 공식 합병 출범해 사무총장을 맡게 된 최인혜<사진>씨. 1973년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온 최인혜씨는 시카고대학 경제학과를 졸업 후 시카고시청에서 커뮤니티 리소스 스페셜리스트로서 아시안 아메리칸 어페어스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을 펼쳤다. 그는 우먼스 펀드, 메트로폴리탄 데넌츠, 센트럴 인디애나 유나이티드웨이, 크로스 펀드, 루즈벨트대학, 최인혜 컨설팅 운영 등 쉬지않고 일해왔다. 또한 그는 여성핫라인(KAN-WIN) 설립, 2014년 마당집 사무국장을 맡아 일하는 등 비영리단체에서 여러 활동을 펼쳐왔다. 하나센터의 사무총장으로 나타난 그는 커뮤니티 필드에만 경력이 30년인 한인 여성 리더 중 리더다. 1.5세로서 주류사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던 그가 한인사회내로 들어와 복잡한 이민정책들이 쏟아지는 상황 가운데 하나센터에서 한인동포를 넘어 이민자 커뮤니티를 위해 어떤 리더십을 펼칠지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 더도 말고 덜도말고 중간만!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12살의 나이로 어머니(황규임), 아버지(최순호), 오빠(최인철 전 복지회 사무총장)와 함께 1973년 미국으로 이민오게 됐다. 모든 친척들이 미국으로 오면 우리집에서 정착했기에 어린 나이였지만 오빠와 나는 가족들 직업찾기, 학교등록시키기, 차 구입하기 등에 통역을 해야했고 일주일에 두번씩 가족들을 위한 영어수업을 열기도 했다. 아버지는 한국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던 아버지는 동아투위 사건으로 해직됐고, 이민와서는 구두수선일을 하셨다. 능력이 많으신분들이 영어를 모르는 것 하나로 주류사회에서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셨다. 당시 대부분의 이민온 한인 어른분들이 통역이 필요하다보니 어린 나에게 의존하고, 자존심상해하고, 자신감을 상실하는 모습을 볼때마다 안타까웠다.
아버지는 항상 돈을 벌려고 살면 안되고, ‘탑’으로 가지말고 항상 중간정도만 하라고 자주 말하셨다. 학교에서 시험점수를 ‘C’를 받아와도 “최선을 다했냐”고 묻고 “그렇다”하면 아무말 하지 않고 여유있게 살라고 항상 강조하셨다. 또한 의사나 변호사가 되라고 하지 않고 철학을 공부하라는 이야기를 하셨기 때문에 막상 시카고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었어도 뭘 해야할지 몰라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던 단 한가지는 내가 한인 커뮤니티에서 한국어와 영어가 가능하고 한국 풍습을 안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언젠가 쓸모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다.
■ 자연스럽게 배운 ‘커뮤니티’
어릴 적에 와서 한국가서 어른이 되어보는 경험을 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기에 한국으로 대학원을 가려고 했는데 마침 시카고 한국일보에 난 헤럴드 워싱턴 시카고 시장실에서 일 할사람을 구한다는 기사를 보고 지원을 했다가 덜컥 고용되는 바람에 1985년부터 시카고 시청에서 일하게 됐다. 대학을 막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었지만 헤럴드 시장님 스피치도 써드리고, ‘안녕하세요’라며 한국어 인사도 가르쳐드렸던 기억이 난다. 시장님은 굉장히 오픈마인드로 당시에 아시안 아메리칸이 소수자 정책에 포함되어있지 않았기에 적극적으로 추진하셨고 1987년에 아시안 아메리칸 어페어스를 포함하게 됐다. 또한 아시안 커뮤니티 내에서의 이슈가 무엇이고, 어떤것이 필요한지 알아와서 보고하라고 지시하셔서 아시안 커뮤니티로 직접 들어가 여러 일들을 살펴보다보니 한인 커뮤니티와 직접적으로 만나는 기회들이 많아졌다. 당시에는 남부지역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던 한인분들이 많았는데 여러 충돌이 많아 350개 한인 상가들 설문조사를 실시해 문제점을 찾고 프로젝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커뮤니티 기관의 조직, 리더십 등에 대해 많이 배우기 시작했다.
시장실에서 일하던 당시에 아시안 커뮤니티내에서 여성들이 강간, 성폭행, 가정폭력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날은 시장실로 경찰관이 에반스턴 지역에서 아이 세명을 데리고 방황하는 한인이 있다며 한국어 통역이 필요하다고 전화가 왔다. 연락을 해보니 쉘터에 가도 말이 안통하고, 먹는것도 안 맞아 힘들어 하던 한인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가정폭력으로인해 자녀들을 데리고 무작정 나온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주변에서 빈번하고 있다는 심각성을 느끼고 1989년에 가정폭력 및 성폭력 피해여성들과 그의 자녀들을 돕는 여성핫라인을 설립하게됐다.
■ 커뮤니티활동이 내 자녀 키운다
많은분들이 사회기관에서 일하는 소셜워커들은 할 것을 몰라 선택한 길이라는 선입견을 갖고있었다. 하지만 사회복지기관이나 커뮤니티를 위한 비영리단체 등 여러 곳에서 일해오며 느낀 것은 함께 일하는 대부분의 동료들이 일류대학을 나온 똑똑하고, 실력있는 사람들이었다. 시장실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현재 재단, 연방정부, 노동부 판사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또한 하나센터 청소년그룹만 해도 방과 후 활동을 통해 여러 좋은 프로젝트를 진행해 대학 진학시 장학금도 받기도 하고, 최근에는 시카고시장 후보들이 우리 청소년학생들 활동을 접하더니 만나고 싶다고 어필해 오기도 했다. 한인학생들은 많지 않지만 커뮤니티 내에서 봉사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여러 기회들이 많다는 것을 한인분들이 알았음 좋겠다.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수천명이 참석하는 5월 1일 노동절 행진에서도 우리 학생 중 3명이 연단에 선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대학 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커뮤니티를 위한 마음이 열려야한다.
■ 통합을 위한 통합
현재 트럼프행정부의 이민정책들로 많은 한인을 비롯해 이민자 커뮤니티들이 두려움 속에 있다. 미교협과 함께 미 전역 24시간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 3달동안 1000여건이 들어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펀드문제, 이민자추방정책 등 9~10개정도의 정책이 나왔고 바뀌는 정책들로 인해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시민들은 투표에 참여할 때 그냥 뽑지말고, 후보자 포럼 등에 참석해보고, 추구하는 정책, 공약들을 잘 살펴봐야한다. 이민자로서 제도적으로 기 죽을 수 있겠지만 우리가 세금 내는데 정부가 우리를 위해 일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우리는 이 안에서 더욱 참여하고 함께 목소리 내야 한다.
여러 혼란스러운 시기이지만 희망적인 것은 이민자권익 옹호단체들 뿐만아니라 기후변화, 인종문제, 환경 등 모든 부분에서 현재의 이민이슈에 대해 서포트를 한다고 나서고 있다. 정부는 계속 압력을 가하지만 시카고교사연합이 이민단체들과 협력한 것과 같이 현재 수많은 다양한 범위의 단체들이 협력해 서포트하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것은 희망의 메세지라고 생각한다. 또한 미국사회에서 학부형들이 전화해 자신이 뭘 할 수 있겠냐며 참여의욕을 보인다. 힘든 시기인 만큼 ‘통합’이 강조되고 있어 그 통합의 힘이 발휘되어야 할 때다.
■통합 후 3개월
현재 통합 후 3개월이 지나면서 내,외부적으로 굉장히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실상 복지회와 마당집이 유권자운동, DACA 프로그램을 위해 함께 일했지만 그 외 프로그램은 정말 달라서 중복되지 않는 점에서 커뮤니티 서비스 범위가 넓어진 것은 좋은 일이다. 각 팀을 구성해나가며 프로그램 및 서비스마다 내실을 잘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커뮤니티와 좀 더 활발히 교류하기위해 서버브지역 범위를 넓히고 리더십 세우는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나센터에는 유아원부터 초중고등학생 방과후 프로그램, 상담, 직업소개, 시민권 및 영주권 교육 프로그램, 시니어하우징, 시니어 혜택 등 남녀노소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구축됐다. 뿐만 아니라 이 모든 서비스들은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바뀌는 정책들에 대한 교육과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하는 등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며 돕는기관이 될 것이다. 또한 하나센터의 활동들을 통해 2세나 1.5세들이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어필 할 수있는 기관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가오는 행사로 오는 5월 5일 제1회 하나센터 갈라쇼를 개최한다. 의미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했으니 커뮤니티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참석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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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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