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캠프아발론 개발사 대표
`가난을 대물림 하기 싫은 어머니 손 잡고 하와이 이민 길 올라
'자립심으로 하와이 유수 부동산개발 회사 꾸리고 있는 여성 경제인
“이민 준비로 하와이를 떠난 부모님 곁을 떠나 삼 년간 형제, 자매들과 떠돌이처럼 지내야 했습니다. 12살부터 생계를 위해 돈벌이를 시작해 음식 하나를 밥상 위에 올리기까지 부모님의 노고가 얼마나 대단한지 깨닫게 됐으며 힘든 나날을 보냈지만 동화의 마지막 해피엔딩 장면처럼 하와이 이민은 제 인생을 바꾼 선택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춥고 배고픔의 눈물 젖은 빵의 맛을 잘 알고 있던 가난뱅이 소녀가 하와이로 이민와 이민자들의 꿈인 아메리칸 드림을 일궈낸 아발론 그룹의 회장 겸 CEO인 한인 1.5세, 크리스틴 캠프(한국명 현희)가 자신의 지금까지 삶의 여정을 가감없이 털어놨다. 아발론 그룹의 CEO인 크리스틴 캠프는 성공한 한인 여성으로 하와이 사회에 잘 알려져 있지만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캠프 회장의 인생은 모두 ‘살아남기 위한 삶’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5남매의 이민을 준비하기 위해 사전조사에 나선 부모님은 5남매를 한국에 남겨둔 채 하와이로 먼저 떠나게 된다. “한국에 남겨진 저희 5남매는 각 친척집에 떠돌아다니며 남은 음식을 먹으면서 간신히 끼니를 때우는 것으로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당시 13살이었던 언니는 저를 비롯한 동생들을 돌보기 위해 학교를 포기했습니다”라고 회상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어린 시절이었다고 알렸다.
3년간의 기다림 끝에 10살이 채 되지 않은 나이로 가족과 태평양을 건너 하와이 땅을 밟았지만 1년 뒤 위암으로 부친과 사별하고 남겨진 모친과 5남매는 낯선 이국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게 된다. 당시 가장 먼저 배운 영어는 “제 이름은 현희입니다(My name is 현희)”, “배고파요(I am hungry)”이었다고 한다. 5남매를 먹여 살리기 위해 웨이츄리스로 3개의 일터를 뛰어 다니는 모친을 돕고자 캠프 회장도 12살 나이로 첫 돈벌이에 나서게 됐다. “동네 세탁소나 상점에 베이비시팅 서비스 안내문을 붙이며 직접 발품 판 결과, 최저임금 이상을 벌 수 있는 첫 비즈니스 모험이 시작됐고 당시 한 어린이당 2불로, 총 4명 어린이를 돌봐 8달러를 벌었습니다”
캠프 회장이 한인사회에 처음 접한 것은 1989년 한국일보의 미스코리아를 통해서이다. 한국일보 신문기사를 접한 할머니의 권유와 당시 장학금 미인대회라는 이야기를 듣고 캠프 회장은 미스코리아에 도전해 기적처럼 미스코리아 하와이로 선발됐다. 캠프 회장은 “처음에 한국을 떠나 하와이로 올 당시에는 교회에서 받은 헌 옷을 입고 이코노미 좌석을 타고 왔는데, 미스코리아 하와이가 된 후 한국 본선대회 출전을 위해서는 퍼스트 클래스를 탔었다”고 회고했다. 한국일보 미스코리아 대회는 단순한 미인 대회를 넘어 캠프 회장에게 또 다른 기회를 제공했다. 당시 미인대회 선발위원이었던 캐슬 앤 쿡(Castle & Cook) 이사진은 “하와이 이민자로 하와이를 사랑하며 이 커뮤니티를 위대하게 만들고 싶다”는 캠프 회장을 눈도장 찍은 것이다. 캐슬 앤 쿡의 러브콜로 면접 기회가 주어진 캠프 회장은 면접관 6명과 인터뷰를 7시간 동안 본 뒤 ‘하나님, 이 기회를 제게 주신다면, 어느 것보다 최선을 다하고 커뮤니티를 위대하게 만들도록 제 열정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기도했다고 한다. 하나님이 정말 사명을 주신 듯, 칼리지 학위는 없었지만 개인 부동산 개발업체에서 일한 5년의 경력으로 합격해 캐슬 앤 쿡에서 수백만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되며 풀타임으로 일하는 동시에 야간학교를 다녀 가방 끈이 길어졌다고 한다. 18년 전부터 비즈니스를 시작한 캠프 회장은 백인 남성들이 차지하고 있는 이 분야에서 대학 학위도 없는 젊은 이민 여성이 겪어야 할 역경은 말할 것도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5남매를 위해 포기하지 않은 어머니로부터 끈기와 인내를 배웠으며 주어진 기회마다 감사했다고 한다. 앞으로 캠프 회장은 커뮤니티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현재 8살 아들의 좋은 엄마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피노키오가 진짜 소년이 되기 위해 위험과 두려움을 무릅쓰고 노력한 것처럼 정말 간절히 원하고 노력한다면 우리의 결말도 동화의 해피엔딩처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일 겁니다. 한인의 근면성은 미국에서도 잘 통하니 아메리칸 드림을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캠프 회장은 아발론 디벨롭먼트 창사 3년 만에 수백만 달러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현재 직원 32명으로, 3억5,000만 달러 규모의 개발을 적극 추진 중이며 최근 한화 E&C와 함께 협력해 264유닛 아파트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또한 월튼 스트릿 캐피탈과 손잡고 178에어커 공업단지인 카폴레이 비즈니스 파크도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아발론 그룹은 하와이내 약 1,000 임대 유닛과 100만 평방피트 상업지구를 관리하고 있다. 캠프 회장은 앞으로 호텔, 아파트, 유통센터 개발을 희망한다고 밝히며 향후 15년간은 큰 프로젝트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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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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