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숙자 예방에 힘 모으자
LA 카운티 정부가 급증하는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예방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이미 거리로 내몰린 노숙자 구제가 우선 과제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위기에 처한 주민들을 도와서 노숙자가 되지 않게 막는 것이 보다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숙자가 늘면서 범죄가 늘고, 업주들은 영업에 지장을 받고 있는 만큼 대책이 시급하다.
LA 카운티 내 노숙인구는 지난 1년 사이 23%가 늘었다. LA 노숙자 서비스국 통계에 따르면 카운티 전역에서 5만8,000명 정도가 거리 잠을 잔다. 한인타운도 예외가 아니다. 한인타운이 포함된 10지구 내 노숙자 수는 1,500여 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36% 늘었다. 인종별로 흑인과 히스패닉 노숙자가 대다수이지만 한인 노숙자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노숙자 증가로 당장 영향을 받는 것은 치안과 비즈니스이다. LA경찰국이 지난 2년간의 범죄발생 건수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다운타운과 인근지역 범죄가 꾸준히 증가, 지역주민들과 비즈니스 업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절도 및 차량 내 물품 절도는 무려 64%가 증가했다. LA뿐 아니라 오렌지카운티 가든그로브 한인타운 업주들도 부근에서 배회하거나 잠을 자는 노숙자들 때문에 장사에 어려움이 크다고 시정부에 대책마련을 요청했다.
노숙자 문제는 단시간에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과거 노숙자가 되는 주원인으로는 정신질환이나 알콜·약물중독이 꼽혔다. 실제로 LA 카운티 노숙자 중 정신질환자는 30%, 약물중독자는 23%에 이른다. 하지만 근년에는 치솟는 아파트 렌트비가 주범으로 꼽힌다. 임금이 낮아서, 실직을 해서, 질병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되어서 렌트비를 감당 못해 온 가족이 거리로 내몰리는 케이스들이 적지 않다. 주정부가 렌트비 인상에 대한 적정한 규제방안을 내놓지 않는 한 노숙자는 계속 양산될 수밖에 없다.
LA 노숙자 서비스국이 이달부터 가동하는 예방프로그램은 비상시 렌트비 보조, 집주인과의 협의로 퇴거 연기, 생필품 보조 등 지원책으로 개인이나 가족이 노숙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돕는다. 노숙 위기에 처한 한인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인회 등 봉사단체들이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이민 와서 노숙자로 전락하는 일만은 없어야 하겠다. 생활고로 벼랑 끝에 내몰린 이웃, 친지, 교우는 없는지 관심을 갖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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