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인표 생명공학연 면역치료제융합연구단장
“국내 암 생존율은 불과 10~20년 전만 해도 50% 미만이었지만 이제는 60~70%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정확한 투자와 노력만 있다면 백퍼센트는 아니더라도 근접한 수준에 도달할 날이 곧 올 것입니다.”
최인표(사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면역치료제융합연구단장은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암 치료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우리가 개발 중인 자연살해(NK) 면역세포치료제 역시 후속 임상연구만 잘 진행된다면 향후 3년 안에 의료 현장에서 쓰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치료법에서 한계를 보였던 몇몇 난치암의 문제를 면역치료제들이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으론 아직 면역치료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정부 및 국내 기업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최 단장은 “2025년이 되면 암 환자의 절반 이상은 면역치료를 받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라며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면역항암제에 투자 중이지만 지나치게 약값이 고가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치료제를 반드시 개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단장은 암 치료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면역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가장 먼저 주목한 국내 학자 중 한 명이다. 26년간 면역학 연구에 매달린 끝에 사람 몸속에 존재하는 면역세포인 자연살해(NK)세포를 활용, 암세포만을 공격하게끔 하는 세포치료제 기술을 개발해냈다. 그가 개발한 ‘CAR-NK(키메라 항원 수용체-NK세포)’는 기존 암 치료제보다 항암 효과가 월등한 것은 물론 한번 주입하면 체내에 2주 이상 머물며 끊임없이 암을 공격한다.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화제를 모은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T세포)’ 치료제와 효과·장점 모두가 비슷하지만, ‘CAR-T’가 환자 몸속 면역세포를 배양해 사용하는 반면 최 단장의 ‘CAR-NK’는 타인의 면역세포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 단장은 “자기 면역세포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겠지만 대다수 암 환자의 경우 건강한 사람에 비해 세포 수 자체가 적은데다, 세포 증식도 잘 안되고, 기껏 키워낸 면역세포가 암세포와 잘 싸우지도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우리는 환자 가족 가운데 건강한 사람의 조혈줄기세포로 NK세포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면역 반응과 증식 문제 모두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불응성 백혈병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NK세포를 투여한 결과 (대조 환자군에 비해) 생존율이 5배가량 늘어났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현재 폐암에 대해서도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
김경미·이지윤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