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년만에 폐교 배경
▶ 한인사회 뜻 모아 설립, 학생 줄며 재정난, 프리스쿨·차터스쿨 등 활용방안 모색 중
LA 한인사회 유일한 정규 초등학교인 ‘윌셔사립초등학교’가 개교 33년 만에 결국 학교 문을 닫게 됐다.
<본보 2일자 A2면 보도>
윌셔사립초등학교는 한인 2세들의 뿌리교육을 바랐던 한인들의 성금으로 설립된 역사를 가지고 있어 폐교의 아쉬움이 적지 않다. 학교 측은 폐교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오는 가을학기 등록 학생을 단 한 명도 모집하지 못하게 되자 폐교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학생수 급감이 원인
윌셔사립초등학교는 지난 1990년대 한때 학생수가 200명에 달할 정도로 한인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교로 자리매김했었다. 그러나 초등학교가 활성화되자 무리하게 오픈했던 멜로즈 중·고교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게되면서 문을 닫았고 결국 초등학교까지 그 여파가 미쳤다고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재정난은 학사 환경 악화와 학생 수 감소로 이어졌고 학생수는 지난 2008년에 67명으로 급감했다. 올 봄학기에는 학생 수가 18명에 불과해 정상적인 학사 운영을 할 수 없는 상태에 달했다.
정희님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장은 “학생 수 감소로 인한 재정난이 심화돼 학사 환경이 악화됐고, 학생모집이 어려워진 상태였다”며 “재학생 전원이 가을학기 등록을 포기했고, 신입생이 한 명도 없어 폐교 결정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정상적인 학사운영을 위해서는 한 해 최소 50만 달러의 예산이 필요했지만, 학생 등록비 수입은 10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지난 한 해동안 4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 봄 학기 학생별 인종분포를 보면 한인 학생은 4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14명은 인도계, 히스패닉계 등 타인종 학생들이었다.
관계자들은 이같은 윌셔초등학교의 재정난은 일차적으로 전반적인 학사 운영 부실과 학부모들의 외면이라고 지적했다.
■학사운영 부실·이사간 갈등도
윌셔초등학교는 지난 1985년 한인 동포 2세들의 뿌리교육을 위해 한국정부 지원금 100만 달러와 한인사회 모금 기금 등 360만 달러로 지난 1985년 남가주한국학원 소속의 ‘나성한국학교’(Los Angeles Hankook Academy)로 개교했다.
1992년에는 다시 한인 사회에서 모금한 250만 달러를 들여 중등학교 과정인 ‘멜로즈 중고교’를 설립해 한인사회내 사립 초중학교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그러나 이후 수차례에 걸친 이사간 갈등과 학교측과 이사진의 갈등 등 내부분란으로 정상적인 학교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했었다.
이로 인해 결국 1999년에 멜로즈 중학교가 폐교하게 됐고 결국 초등학교 운영도 어려움을 겪게 됐다. 그러나 남가주 한국학원에서 운영중인 주말 한글학교는 등록 학생들이 몰려 활성화되고 있는 상태다
■학교 시설·부지는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 측은 이 학교 건물과 부지 활용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정희님 이사장은 “주말에는 한글학교로 사용하고 있으나 주중에도 건물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예산문제로 인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는 학교 건물 활용을 위해 ▲자체 프리스쿨 운영안과 ▲차터스쿨 설립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이사장은 “학교가 폐교되더라도 현재 건물과 부지를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효울적인 활용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 학교 건물이 한국 정부 지원금과 한인사회의 성금이 많이 들어간 시설인만큼 이사회 단독이 아닌 커뮤니티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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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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