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 73돌 특별기획- 독립군 후손에 듣는다①김성호 선생 외동아들 김병묵

김병묵(오른쪽) 뉴욕광복회 상임감사가 부친 김성호 선생의 사진을 보여주며 독립운동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부인 김명자씨.
약방 운영하며 살다 3.1 운동 계기로 독립운동 투신
만주로 건너가 정의군사에 가입 사찰원 50명 지휘
일제 주요기관 폭파 결사대와 규합 선천 경찰서 폭파
15일은 한민족이 일본 제국주의의 압제에서 해방된 지 73년째 되는 날이다.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위안부 강제동원 역사 부정으로 한일 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일제 치하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독립 운동가들과 애국지사들의 뜻과 정신은 아직도 생생히 살아있다. 8.15 해방 73주년을 맞아 뉴욕과 뉴저지 일원 한인 독립 운동가들의 후손을 찾아 광복절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리즈를 마련한다.
“어릴 적에는 가족보다는 조국이 우선인 아버지를 원망하는 시간이 많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힘써온 아버지가 그 누구보다 자랑스럽고 보고 싶습니다.”
김병묵(83) 뉴욕광복회 상임 감사의 부친 김성호 선생은 평안북도 선천 중학교와 경성 약학 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약방을 운영하며 평화롭게 살던 소시민이었다.
재정적으로도 큰 어려움 없는 삶을 살던 김성호 선생이 독립운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1919년 3월1일 독립운동이 일어나면서다.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로 결심한 김성호 선생은 고향인 선천에서 3.1 만세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체포돼 옥고를 치러야 했다. 이후 그해 11월 출소한 뒤에는 중국 만주로 건넌가 정의군사에 가입해 사찰과 서기에 임명된 후 과장 강호연과 함께 사찰원 50명을 지휘했다.
이후 김성호 선생은 일제의 주요 기관을 폭파하기 위해 파견된 결사대와 규합하여 선천 경찰서 등을 폭파할 계획을 세웠다.
만주 관절현의 광복군 총영은 1920년 8월24일 미국 국회의원 사찰단이 한국의 실정을 알아보기 위해 내한하자 일제의 주요기관을 폭파하고 일제 요인을 암살해 한민족의 독립의지를 세계만방에 알리기 위해 각 지역에 결사대를 파견했었다.
이후 중국으로부터 수 십 자루의 소총과 폭발물을 우차에 실려와 보관했던 김성호 선생은 혹시라도 거사에 사용할 무기가 습기가 차서 불발될까 걱정돼 매일 밤을 수건에 감싸 품에 안고 잠을 설쳐야 했다.
그해 9월1일 김성호 선생은 박치의 선생 등과 함께 같이 선천 경찰서에 폭탄을 던졌고 유인물 수십 매를 살포하고 피신했다. 하지만 피신할 때 박치의 선생의 이름이 적힌 부채가 떨어져 경찰에 덜미를 잡히며 체포되고 만다.
일본 경찰에 붙잡힌 김성호 선생은 징역 15년 형을 선고받았으며, 함께 거사에 나섰던 박치의 선생은 사형에 처해졌다. 김성호 선생은 모진 고문을 당하며 옥살이를 하다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발견돼 1927년 7년 만에 출옥하게 된다.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김성호 선생의 공훈을 기려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김병묵 상임감사는 “아버지가 옥살이를 하는 동안 어머니가 아들 두 명과 딸을 키웠는데 모두 전염병에 걸려 죽었다”며 “아버지의 두 동생은 독립운동에 참여하지 않고 의사가 돼 풍요롭게 살고 있는데 왜 우리 아버지는 이런 가난을 물려주고 어머니에게 아픔을 준 것이진 원망스러웠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김 상임감사는 “평생 조국만 생각하며 가난하게 살다가 돌아가신 아버지가 너무 안쓰럽다”며 “지금은 아버지가 조국 독립을 위해 힘써온 사실이 너무나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인사회에 당부하고 싶다는 말이 있다는 김 상임감사는 “독립유공자의 자녀들이 계속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한인 2~3세 젊은이들이 우리 역사를 잊지 않고 반드시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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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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