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를린장벽 설치 후에도 왕래
▶ 문 대통령, 상봉 확대방안 지시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 함성찬(93) 할아버지(오른쪽)가 북측 동생 함동찬(79) 할아버지를 만나 기뻐하고 있다. <연합>
20일 북한 금강산호텔에 마련된 남북 이산가족 단체 상봉 행사장은 분단 이후 65년 넘게 헤어졌던 혈육을 만나 부둥켜안은 가족들의 울음과 눈물로 채워졌다. 남측 황우석(89) 할아버지는 세 살 때 헤어졌던 북측의 딸 영숙(71) 씨와 만나 반갑게 악수한 뒤 “영숙이야? 살아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영숙 씨의 눈시울은 어느새 붉게 물들었다. 38선 이남 미수복지 황해도 연백군 출신인 황 할아버지는 1951년 1·4 후퇴 때 인민군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홀로 배를 타고 피난길에 올라 부모님은 물론 처자식과도 생이별했다.
남북 이산가족의 첫 만남인 단체 상봉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 89명의 남측 이산가족과 동반 가족 등 197명이 북측 가족 185명과 65년 만에 재회한 것이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22일까지 2박3일 동안 6차례에 걸쳐 11시간 동안 얼굴을 맞댈 기회를 가진다. 4·27 판문점 선언 합의를 계기로 이뤄진 이번 제21차 상봉은 2015년 10월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이번 행사를 보면서 남북 이산가족들이 옛 동·서독처럼 지속적으로 왕래하고 만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월 말 현재 이산가족 등록자 중에 5만6,890명이 생존해 있다. 생존자 중 70세 이상이 전체의 85.6%인 4만8,703명에 이른다. 이산가족들이 숨지기 전에 생이별의 한을 풀도록 하려면 이산가족 상봉이 더 자주 이뤄져야 한다. 지금처럼 100명 정도 규모로 상봉 행사가 진행된다면 560회 이상 행사를 해야 이산가족들이 모두 한 번씩 만날 수 있다. 따라서 이산가족 상봉이 상시화되거나 정례적 상봉이 이뤄져야 한다. 나아가 남북 사이에 불고 있는 훈풍에 힘입어 상호 방문과 상설면회소 가동 등이 성사돼야 한다.
남북관계 전문가는 “과거 동·서독에서는 처음엔 자유 왕래가 허용됐고, 동독 정부가 1961년 베를린 장벽을 설치한 뒤에도 동·서독 간 조약 체결로 제한적 왕래가 가능했다”면서 “우리도 과거 독일처럼 이산가족들이 서로 왕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정기적인 상봉 행사는 물론 전면적인 생사 확인과 화상 상봉·상시 상봉·서신 교환·고향 방문 등 이산가족 상봉 확대 방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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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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