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an Sculy -허쉬혼 뮤지엄-
▶ ●도정숙의 문화살롱

oil on copper, 2013
세련된 추상을 보여주는 션 스컬리(1945-)의 전시가 지난 주 허쉬혼 뮤지엄에서 개막됐다. 션 스컬리의 대표작은 마티에르가 풍부한 추상화 시리즈다. 스컬리는 그의 특유의 모티브인 스트라이프와 그것의 변주를 이용한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는 하늘, 땅, 바다를 바라보며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전시 제목은 <지평선>이다. 작품속의 풍부한 색감과 강력한 공간감은 추상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가진 그의 감정까지 이입이 된 듯하다. 이번 전시 작품은 유화, 파스텔화, 수채화, 알루미늄 조각, 사진을 포함 40여 점이다. 이 중 24점은 일반 관람객에게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스컬리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순수미술을 공부했다. 1970년대 중반 미국으로 이주해 지금은 뉴욕에서 작업하고 있다. 구상적인 드로잉 교육을 받았던 그는 마크 로스코 등의 영향으로 추상화 작업을 시작했다. 모로코 지역 특산물인 패브릭이 지닌 줄무늬 패턴에서 영감을 받아 기하학적 회화로 전향했고, 그 후 오랜 시간 빛과 스트라이프 작업을 반복해 추상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표현하고 있다.

oil on copper, 2017, oil on aluminum, 2017, oil on aluminum, 2016, oil on aluminum, 2018(위에서부터)
유럽에서 청년시절까지 보낸 것은 그의 작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보다 훨씬 인간미가 있는 유럽 추상회화에 근본을 두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미국 추상회화를 대표하는 그가 다른 추상화가들과는 차별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는 점이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끌었다.
블록처럼 쌓인 스트라이프가 특징인 그의 작품은 미니멀리즘적 경향을 나타내지만 무언가 다름을 느끼게 한다. 물감이 마르기 전 여러 번 덧칠하며 바르기를 반복하여 얻은 색과 선에서 세월의 흔적 같기도 하고 인간성을 다 드러낸 듯한 분위기가 읽혀진다. 추상화지만 따뜻한 인간미를 느끼게 한다. 그가 꿈꾸는 하늘과 바다 그리고 대지의 조화도 작품에서 읽혀진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단순한 선의 나열에서 다양한 인간의 삶을 들여다 본다. 비슷한 듯 하면서 어느 하나 같은 것이 없는 우리 모습의 은유적 표현이다.
스컬리는 드로잉, 수채화, 조각까지 넘나들며 그의 풍부한 예술세계를 탐구한다. 특히 대규모 스타일과 정교하고 섬세한 작업 방식으로 구현한 조각도 유명하다. 그는 화가요 판화가이자 조각가이며 시인이기까지 한다.
그의 작품의 공통주제는 풍경에서 찾아낸 자연적인 요소다. 하늘, 땅, 바다 등을 추상화해 드러내는 것이다. 2015년 56회 베니스 비엔날레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던 그의 작품도 전시되었다.

aluminum and automotive paint, 2017(아래왼쪽). aluminum and automotive paint, 2017(아래 오른쪽).
도넛 모양인 허쉬혼 건물의 공간 큐레이션은 스컬리의 작품과 혼연일체가 된 듯 잘 어울린다. 아마 그동안 그가 전시한 공간 중 허쉬혼이 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전시는 내년 봄 코네티컷 핫포드의 Wasworth Atheneum Museum of Art로 이어진다. 큐레이터는 기획하는 전시마다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한 스테판 아킨이다.
●도정숙
뉴욕, 서울, 워싱턴, 파리에서 30여회의 개인전을 가짐. 세계 각지에서 국제 아트 페어와 200여 회의 그룹전 참가. KBS, 월간 미술경제지 ART PRICE, 월간 대전예술에 미술 칼럼 기고 중. 저서로 <그리고, 글>이 있다.
<
도정숙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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