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초 전당대회, 잠재적 당권주자들 탐색전
▶ 당 밖의 유승민·오세훈·원희룡까지 거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미국 생활을 마치고 지난 달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 달 열린 ‘황교안의 답’ 출판기념회에서 자신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에 이어 자유한국당을 위기에서 구할 새 구원투수는 누구일까?”
자유한국당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내년 2월쯤 개최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자 잠재적 당권주자들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는 1일 조직강화특위를 구성하고, 231곳 당협위원장으로부터 일괄 사퇴서를 받았다. 이는 당협위원장 물갈이를 예고하는 것으로, 당권 경쟁의 조기 점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 지지율이 하락했다가 남북 정상회담으로 다시 반등하는 가운데서도 한국당 지지율은 상승 기미를 보이지 않자 뒤로 미뤘던 인적 쇄신을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에선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적 쇄신과 함께 보수 진영 결집을 위한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가장 주목되는 당권 주자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전 대표를 꼽는다.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고비마다 대통령후보, 서울시장 후보 등 한국당의 구원투수로 거론됐지만 잠행을 이어가다가 최근 공개 활동에 나서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지난달 초 ‘황교안의 답’ 수필집 출판기념회를 가진 데 이어 한국당 의원들과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추석 직전에 황 전 총리와 오찬 모임을 가진 유기준·윤상현·김진태·박대출 등 한국당 친박계 의원 6명은 황 전 총리에게 대표 경선 출마를 권유했다. 황 전 총리는 그 자리에서 “결심이 서면 상처 입을 각오를 하고서라도 도전하겠지만 지금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게 중요하다”면서 즉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전 총리는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 조사에서도 보수 진영 인사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데일리안의 의뢰로 알앤써치가 9월 23일 전국 성인 1,0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에서 이낙연 총리(13.2%)와 황교안 전 총리(12.9%)가 오차범위 내에서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이어 김경수 경남지사(11.1%) 박원순 서울시장(8.5%) 이재명 경기지사(7.2%)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5.3%)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5.2%)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5.1%)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4.6%)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3.6%)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2.1%) 순이었다.
한국당 지지층에선 황 전 총리가 42.7% 지지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0%포인트이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하지만 황 전 총리는 정치 경험이 없고, 탄핵을 당한 박근혜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점이 약점으로 거론된다.
6·13 지방선거 참패 직후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두 달 동안 미국에 체류했던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달 15일 귀국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 및 경제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그동안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남북 정상회담 등을 ‘위장 평화 쇼’라고 비난해왔다. 따라서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진전이 없을 경우에는 ‘홍준표 말이 옳았다’면서 홍 전 대표의 복귀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반면 북한이 비핵화 이행에 나서고, 남북한과 미국 사이에 종전 선언이 채택된다면 홍 전 대표의 조기 복귀는 어려워질 수 있다. 홍 전 대표에게는 또 ‘막말 정치로 당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비판적 지적이 적지 않다는 점이 부담이다.
이미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6선의 김무성 의원도 당권 주자로 거론된다. 비박(비박근혜)계 좌장 역할을 해온 만큼 상당한 세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 의원이 토론회 등을 개최하면서 보수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당권 경쟁을 의식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김 의원에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뒤 바른정당에 참여했다가 다시 돌아온 ‘복당파’란 점이 족쇄가 되고 있다.
세 사람 외에도 지난해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한국당을 지키는 데 앞장섰던 정우택 의원, 4선 중진의 나경원 의원, 김성태 원내대표,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도 당권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친박계 재선인 김진태 의원은 ‘태극기 세력’의 지지를 바탕으로 당 대표에 도전할 수도 있다.
또 본래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소속이었다가 탈당한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 등도 한국당에 합류해 당권주자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병준 비대위가 인적 쇄신을 마친 뒤 당명을 바꾸면서 문호를 개방할 경우 이들이 한국당에 복귀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병준 비대위가 조직강화특위 위원으로 영입하려는 보수 논객인 전원책 변호사도 보수 세력 통합을 역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보수 성향 시민단체 등 중도보수 세력들이 ‘빅 텐트’로 불리는 야권 대통합을 성사시킨다면 당권 경쟁은 새로운 구도로 전개된다. 이럴 경우 한국당 안팎의 당권주자 외에도 김병준 비대위원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등이 집단 지도체제를 구성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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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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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4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쓰레기차 피하려다 떵차에 치인꼴
홍준표가 강단은 있는데... 호감도가 떨어져 대중성이 약한게 단점.....
보수 정신좀 차려라.. 지금 나라가 통째로 북에 먹히게 생겼다
당연 황교안 1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