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총리(사진·AP)가 29일(현지시간) 차기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기독민주당 대표직을 내려놓기로 하면서 독일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독일을 13년째 이끌어오고 그를 대체할 리더십이 아직 숙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후계 구도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메르켈 총리가 정치적 난맥상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진 만큼, 대연정 3당에도 인적 쇄신 요구 등 정치적 후폭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특히 위기에 빠진 대연정의 지속 여부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메르켈 총리의 이런 결정은 전날 헤센 주 선거에서 기민당의 득표율이 폭락한 뒤에 나왔다.
헤센 주 선거에서 기민당은 이전 선거보다 11.3% 포인트 떨어진 27.0%의 득표율에 그쳤다. 대연정의 소수파트너인 사회민주당도 19.8%의 득표율로 10.9%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녹색당은 사민당과 같은 19.8%의 득표율로 이전 선거보다 8.7%나 뛰어올랐다.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3.1%의 득표율로 헤센 주 의회에 처음으로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자유민주당과 좌파당의 득표율은 각각 7.5%, 6.3%였다.
현지 언론에서는 메르켈 총리의 결단이 시기의 문제지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 결과를 차치하더라도 지난 3월 출범한 메르켈 4기 대연정 내각이 갈지자 행보를 해오며 민심이반을 일으킨 터였다.
지난해 9월 총선 이후 진통 끝에 지난 3월 출범한 대연정은 난민 정책 등에 대한 이견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어왔다.
이번 결정은 메르켈 총리의 승부수라는 분석이 현지 언론에서 나온다.
현실적으로 다섯 번째 총리직 도전이 어렵고 기민당의 인적 쇄신 요구가 나오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차기 총리직과 당 대표직을 모두 내려놓은 것이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메르켈 총리가 기민당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위험한 결정이기도 하지만 위험한 상황 속으로 들어갈 필요성을 느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또 독일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진 메르켈 총리가 권력에 매달리지 않는 인상을 주게 됐다는 분석을 내렸다.
메르켈 총리가 권력을 내려놓는 인상이지만, 여전히 정치적 주도권을 행사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의 권력 약화로 원심력이 강하게 작용하면 대연정은 더욱 위기를 맞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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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씨 보고 배워라. 권력은 영원히 갖고 있을 수 없다는것 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