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에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이 8년 만에 하원 다수당의 지위를 되찾았다. 반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상원에서 의석을 늘리면서 다수당을 유지했다. ‘공화당의 상원과 민주당의 하원’으로 의회가 분점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을 지키는데 성공했지만 향후 국정 운영에서 상당한 견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웨이’식 국정 운영에 대한 미국인들의 우려와 견제 심리가 작용했다. 미 하원은 예산권과 각종 법률심사권을 갖는 등 파워가 막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책 주도권은 약해질 것이다. 민주당은 오바마케어 폐지, 반 이민정책, 감세 등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 시행을 우선 겨냥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크게 주목하는 점은 2년 후 트럼프가 대통령에 재선될 것이다. 나는 오바마도 이보다 성적이 안 좋았지만 재선했는데, 트럼프 대통령도 이정도면 재선이 무난하지 않겠느냐고 보는 것이다.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국제사회나 미국 내에서는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어느 정도는 영향이 있을 거란 생각에 이런 저런 분석을 하지만,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북정책 기조가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대화를 통해 핵을 폐기하는 것, 핵을 폐기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것, 마지막으로 비핵화에는 검증이 따라야 한다는 점 등이다. 민주당과 트럼프 정부가 거의 같다. 그리고 또 하나는 대외정책의 영향력이 큰 것은 하원보다는 아무래도 상원이기 때문이다. 공화당이 장악했기에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에는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우리의 관심사는 이번 중간선거 결과가 대외 정책에 미칠 영향이다. 결론적으로 외교안보 정책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미국 정치 시스템에서 외교는 관습적으로 대통령의 몫인데다 대외 협정과 조약 등에 대한 거부권을 갖는 상원을 계속 공화당이 장악하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이 지켜봐야 할 현안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신냉전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인 미·중 무역전쟁 지속 여부다. 공화당이 상원 의석을 더 늘림에 따라 트럼프의 ‘중국 때리기’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봐야 한다. 이는 이미 경제적 타격이 가시화하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정책 기조 전환을 기대해 온 중국에는 실망스러울 것이다. 민주당도 중국을 손봐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거의 없다. 미국의 중국 경제 압박 강도가 더 거세질 수도 있다. 이는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전체의 25%에 달하는 한국 경제에 태풍이 닥쳐올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선거 결과가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바꿀 변수는 아니라고 본다. 미국 외교 정책은 대통령 과 행정부가 주도하고, 상원 외교위, 군사위가 영향력을 가지기 때문에, 상원에서 공화당 우위가 유지되는 가운데 ‘민주당 하원’이 외교정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트럼프 외교의 핵심인 북한 이슈의 중요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 2차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북핵 협상을 진전시켜, 2년 뒤 대선을 내다보며 최대 업적으로 삼으 려 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트럼프의 대북 협상에 대한 반대와 김정은의 의도에 대한 의문만 제기할 뿐, 비핵화 해법, 주한미군, 유엔사, 평화협정 문제 등에 대해 민주당만의 뚜렷한 대안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취할 대북·대중 정책 기조에 깊은 관심을 갖고 대비해야 한다. 북한 핵 문제의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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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주 한미자유연맹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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