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 틈타 자국산 원유 수출·해협 통행료로 자금 확보해온 이란 견제
▶ 美, 유가리스크 감수하며 협상력 제고 노리나…군사적 리스크도 부담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협상 결렬 뒤 첫 메시지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봉쇄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을 향해 개방하라고 압박했던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이 직접 봉쇄하겠다고 나선 것은 일차적으로 이란의 주요 자금원을 차단해 압박 수위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CNN 방송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과의 전쟁이 시작된 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선박당 최대 200만 달러의 통행료를 받는 대가로 일부 유조선의 통행을 허용해왔다.
이란은 이와 함께 전쟁 기간 하루 평균 185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는데, 이는 직전 3개월보다 하루 평균 10만 배럴 증가한 규모다.
그간 이란의 핵 합의 파기 등을 이유로 이란산 원유 판매를 차단해온 미국은 이번 전쟁 기간 국제 유가 급등을 우려해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했다.
이란산 원유까지 전면 차단될 경우 글로벌 유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지난달에는 유조선에 실린 채 해상 대기 중이던 이란산 원유를 한 달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시장에 공급된 이란산 원유는 약 1억4천만 배럴로, 전 세계 수요를 약 1.5일간 충당할 수 있는 규모라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추산했다.
이 과정에서 이란은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에 프리미엄을 붙여 자국산 원유를 판매하며 막대한 수익을 확보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주로 중국에 국한됐던 판매처가 서방 국가들로까지 확대됨으로써 보다 원활하게 전쟁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미국이 이란산 원유의 유통을 용인한 것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국내외 여론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수억 배럴 규모의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도 해제한 바 있다.
그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호르무즈 역봉쇄 방침을 밝힌 것은 종전 협상이 교착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단기적인 유가 상승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란이 그간 호르무즈 봉쇄 위협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온 흐름을 차단하고, 오히려 미국이 해협 통제권을 확보해 주도권을 쥐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국제 유가 상승 등 시장 불안을 자극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란의 원유 수출과 통행료 수입을 차단해 협상 구도를 유리하게 만들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전면 봉쇄에 나서기보다는 '위협 효과'를 극대화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미국의 호르무즈 봉쇄 조치가 현실화하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이 더 극심해지고 각국 경제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폭이 좁은 해협의 지리적 특성상 미 해군 함정이 드론이나 미사일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상원 정보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은 CNN에 "해협을 봉쇄하는 것이 어떻게 이란이 해협을 개방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연관성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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