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쓸쓸한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 하던 때에 친구로부터의 카드가 집에 도착했다. 카드를 손에 쥔 순간 마음이 뭉클해졌다. 집 주소를 물어본 친구의 연락에 카드가 올 것이라는 것은 예상했지만,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이 우체통을 통해 먼 곳을 돌고 돌아 나에게 닿으니 감사의 마음이 더욱 짙게 물들었다.
갈색 편지봉투를 뜯자마자 펼쳐 든 카드는 나로 하여금 입가에 더 큰 미소를 번지게 만들었다. 직접 정성스레 써준 손글씨만이라도 감동에 벅찬데 직접 아기자기한 그림을 그려넣고 알록달록 색칠까지 해서 완성한 걸 보니, 그 진심 어린 정성이 마음까지 와 닿아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 내가 누군가에게 이런 정성을 받을만한 존재였다는 사실에 마음이 벅차올랐다. 나름 바쁘게 한 해를 마무리하던 시간들 사이에서 그 카드 한 통이 모든 것들로부터 나를 잠시 멈추게 했다.
한 해 동안 다짐했던 계획들을 얼마나 이루었는지, 힘들었던 시간에 아직도 내 마음이 고통받고 있지는 않은지, 후회했던 선택이나, 잊고 싶었던 기억들은 무엇이 있는지 등 스스로 많은 질문을 하며 자기반성의 시간으로 다소 마음 복잡하게 마무리를 하던 때, 그 찰나 마음 믿고 우정을 나눈 친구로부터 ‘너라는 친구를 만나고 무엇보다 마음 통하는 친구를 만나 난 행복해’라고 말해준 친구의 마음은 ‘나 역시도 삶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으니 참으로 살만한 인생이구나’ 라는 내 삶에 보람과 행복을 선사했다. 그리고 조금은 외롭고 쓸쓸했던 내 마음을 미리 알기라도 했다는 듯, 한 해의 묵은 마음까지 눈 녹듯 녹여주고 따뜻한 햇살로 비춰줬다.
그렇게 나의 한해는 친구의 말과 마음 덕에 ‘내 삶에 대한 감사함’까지 덤으로 선물 받으며 아름답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결국 이는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표현해 준 친구의 마음과 그 마음을 감사하게 받은 나의 마음이 만나 ‘인생에서 잊혀질 수 없는 소중하고도 따뜻한 추억’으로 발화된 것이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이로써 나는 이 인연을 더욱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은 의지와 용기가 생겼다.
위의 이야기는 작년에 있었던 나의 마음이다. 이렇게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과 말은 한 사람의 인생에 엄청나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유교 사상이 배어있는 한국 문화에는 선뜻 자신의 감정이나 마음을 내비치는 데 부담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실제로 관계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대부분의 내담자들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알 거라고 생각해요”, “말보다는 진심어린 마음을 갖고있는 것이 더 중요한 것 아닐까요”라며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걸 유난히 낯설어 한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과 감정은 꼭 말로 전해야만 상대방이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누군가가 나에 대한 고마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 마음을 직접 듣지 못했다면 고마움에 대한 마음을 짐작으로만 끝나고 상대방에 대한 마음을 확신할 수 없는것 처럼 말이다. 자신의 마음은 숨긴 채 상대가 스스로 알아주기만을 기다리고 바란다면 상대는 영원히 그 마음을 알 수 없을 것이다.
2018년 한해를 마무리하는 이 무렵, 한 해 동안 감사와 고마움의 마음이 짙게 뭍어있는 주변사람들을 생각해 본 후 직접 그 마음을 말이나 글로 옮겨 그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 보기를 바란다. 그로 인해 당신의 삶안에 더 나아가 당신의 주변 사람들의 삶안에 마음과 마음이 만나 경험 할 즐거운 일들을 기대하고 그려보며, 한 해가 끝날 무렵 따뜻하고 푸근한 소식들이 많다고 기뻐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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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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