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들은 ‘의사도 아닌 심리상담사가 뇌 이야기를?’이라고 의아해 하겠지만, 사람의 마음과 행동과 생각이 뇌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과학의 발달이 밝혀주는 뇌 연구 결과들은 늘 흥미로운 배울 거리다.
사람의 뇌의 구조와 작동 방식, 그리고 세레토닌, 도파민이나 엔돌핀 같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대한 기본지식만 있어도, 눈에 콩깍지가 씌운 커플, 외계인처럼 낯설어진 사춘기 자녀, 또는 감정이 널 뛰는 갱년기 배우자의 반응과 행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과학의 발달로 우리는 fMRI같은 사진을 통해 실제로 뇌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볼수 있게됬다. 예전의 상담사들은 분노 문제로 찾아온 사람들에게 ‘혼자 마음껏 화낼 장소를 찾아서 분노를 분출하라’ 했지만, 이제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fMRI 사진을 찍어 보니 분노가 계속 폭발되면 그쪽 부분의 뇌의 신경세포(뉴론)가 더 활성화 되고 연결이 강해져서, 점점 분노를 빨리 느끼는 ‘분노중독’이 됨을 발견했다. 대신 평소에 명상이나 마인풀니스 훈련을 통해, 분노가 올라오는 순간의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심호흡을 통해 이성의 뇌(전두엽)가 작동되길 훈련시킨다.
과거에는 뇌가 성장기 동안 만들어져 20살 무렵에 완성되고 더 이상 새 뉴론이 생겨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연구와 뇌 사진들을 통해 우리 뇌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경험의 반응에 따라 새로운 뉴론이 계속 생성되고 연결되고, 사용하지 않는 것을 소멸됨으로써 뇌 구조가 계속 변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전문용어로 ‘뇌의 가소성 (neuroplasticity)’이라 한다.
만약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좌뇌를 제거할 경우, 남은 우뇌가 점차 좌뇌 역할을 담당하는 신경망을 생성하면서, 전체 뇌가 하던 기능을 한쪽 뇌가 모두 담당할 수 있는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바로 뇌의 가소성 때문이다.
새로운 경험, 감정, 생각, 기억 등에 맞닥뜨렸을 때 두뇌는 신경 경로를 설정한다. 뉴런은 신경 경로 안의 한 지점(시냅스)에서 만나 상호 간의 의사소통을 하며 ‘fire together, wire together’ 한다. 즉 새로운 지식이나 반복 훈련을 할 때마다, 시냅스의 소통과 전송은 연관된 신경세포들 사이에서 강화된다. 나이가 들면서 속도는 느려지지만 눈을 감는 순간까지 뇌는 새로운 경험에 반응하며 firing과 wiring 을 통해 새로운 뇌지도를 그리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뇌지도를 그리는데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신경과학자인 타라 스와트(Tara Swart) 박사는 ‘활동의 복잡성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새로운 뇌지도를 얻으려면 4개월 반, 144 일 또는 심지어 3개월이 걸리기도 한다’라고 하니 마음에 ‘할만하네’란 희망이 번진다.
불평불만과 부정적인 생각에 집중하면 그 부분 뉴론의 결속이 강화되어 더욱 부정적인 뇌가 되는 반면, 긍정적인 생각과 감사거리를 찾으면 그 쪽 뉴론의 연결이 세지며 더 긍정적인 뇌로 구조가 바뀌게 된다.
한 지인이 “매일 감사일기(gratitude journal)를 쓰고 친구와 나누다보니 몇개월 후 우울증이 없어졌다”는 고백을 했는데, 그것이 그냥 느낌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것이다.
우리 모두가 나이, 성별, 지식과 물질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모두 ‘뇌의 가소성’이란 마법 같은 능력을 지녔단 사실을 힘없던 어린 시절의 상처나 뜻하지 않은 트라우마로 인해 힘들어하는 독자들과 내담자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내가 바꿀 수 없는 상황과 현실을 계속 원망하고 불평하는 대신, 내가 바꿀 수 있는 뇌에 어떤 생각을 심고 행동으로 옮기느냐는 나의 선택이고 힘이다. 이 마법 같은 능력은 조물주가 모든 인간에게 공평하게 내려준 선물이 아닐까?
“자, 이제 당신의 뇌에 어떤 생각을 심고, 어떠한 길을 내고 닦을 것인지는 이제 당신의 선택입니다.”
4monica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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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이 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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