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영 육아 칼럼니스트
부족한 것을 잘하게 만드는 것은 무척이나 힘이 드는 일이다. 그런데 아이가 잘 할 수 있는 것들로부터 환경에 적응해 나가도록 하는 것은 나름 괜찮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런 과정 자체가 즐거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못하는 것에 걸려 넘어진다거나 주저앉지 않고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다. 공부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면서 그 안에서 자기에 대한 효능감을 발견해 나갈 수가 있다. 영어가 부족할 땐 부족한 영어를 붙들고 고민할 것이 아니라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수학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는 그런 태도들 말이다.
현대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비주의 사상가 중의 한 사람 구제프(G. I. Gurdjieff)는 “만약에 지식이 존재보다 월등히 앞서간다면 그것은 이론적이며 추상적인 것이 되어 생활에 적용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 유해한 지식이 되고 만다.”고 했다.
아이들이 공부 외의 것들로부터 충분히 긍정적인 성취들을 이뤄나갈 수 있기 때문에 단편적인 지식을 가늠하는 지필평가 하나 가지고 아이의 모든 것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존재보다 지식을 가치 있게 두는 교육은 우리 아이들에게 유해할 뿐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도 해가 되고 만다. 우리는 이미 유해한 지식들에 대한 폐해를 경험하고 있으면서도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합리화하고 아이들에게 대물려 주고자 한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식으로 말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교육은 세계 속에 살고 있는 아이가 자신의 삶의 방식을 옳게 선택하여 살아가는 것에 의미를 두고 그 안에서 무엇이 중요한가를 자신의 힘으로 깨닫고 자신의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꺼내 유용하게 쓰면서 자신은 물론 주변에게 도움이 되는 것, 그것으로 참된 만남을 하고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 그렇게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자신의 재능을 발현시키며 사는 일에 칭찬은커녕 공부나 하라며 다그치고 결국엔 질투와 비비꼬인 열등감으로 대응하는 아이로 키우는 폐단은 우리 세대에서 마무리했으면 한다. 모두가 같은 꿈을 꾸고 1등을 향해 나갈 필요는 없지 않나. 우리 아이들이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들로 더 빛이 나는 세상에서 행복한 꿈을 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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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영 육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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