슥삭! 슥삭! 톱질을 한다. 뒷 마당에 우뚝선 나무 곁에서 아기 줄기가 자라서 큰 나무의 형체로 성장해 가고 있다. 불 필요한 혹같은 나무가지들을 잘라내는것이다. 잔가지는 여기 저기서 용솟음 치듯 뻗어나오고있다.
눈에 거슬리고 싫었다. 그런가하면 텃밭에도 나무 뿌리가 튕겨져 나와 어린나무가 자라 큰 나무로 변해 가고 있다. 텃밭을 가꿀때마다 늘 못마땅 하고 마음이 괴로웠다. 드디어 톱을 준비해서 나무들을 자른것이다. 목수가 아니기에 비싼것을 피하고 1달러 가게에서 톱을 구했다. 싼 가격이라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들었다.
‘1달러의 톱’ 이지만 제법 역할을 신통하게 잘 해 주었다. 너무 기뻤다. 또 계절이 바뀌면서 방안에 있는 화분들과 밖에 즐비하게 진열되어있는 화분들도 정리했다. 매년 콘크리트 바닥에 놓인 화분들을 볼때마다 불편함을 느꼈다.
지난 어느날 아침운동을 하기 위해서 나가는 길이었다. 운동하러 나가는 그날은 쓰레기를 버리는 날의 이른 아침이었다. 화분들의 받침대를 만들수있는 목재 세자루가 우뚝 서 있었다. 버려진 것들이었다. 버려진 목재들을 보면서 스치는 생각이 들었다. 저 목재들로 화분 받침대를 만들면 좋겠다는 욕심이 들었다. 주위사람들이 볼세라 창피한 마음 숨기면서 버려진 목재 자루들을 집어 들었다. 뒷뜰에 얼른 세워 두었다.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콩닥거렸다. 옆집에서의 공사를 마친후 버려진 것들이었다.
오늘은 스케줄이 없는 한가한 날이다. 간직해 두었던 나무 목재들을 꺼냈다. 자와 연필, 1달러 톱 망치, 못 등을 준비했다. 화분 받침대를 만들기위해 이리저리 자로 간격을 재고 받침대 다리를 만들 것을 계산을 했다. 한참동안 생각하며 고민을 했다. 순간 건축가들과 목수들이 정말로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새삼 느꼈다.
나무자루를 슥삭!슥삭! 자로 잰것들을 톱질을 했다. 톱질을 하면서 어렸을때에 아픈 상처가 떠올랐다.
아버지가 나의 발등을 톱질한 적이 있었다. 나무 토막을 자르기 위해 마루 가장 자리에 나무토막을 올려 놓았다. 엄마와 내가 발로 누르고 있었다. 힘센 엄마는 뒤쪽에 있었고 나는 앞쪽에 발로 누르고 있었다. 아버지의 부주의로 나의 발등에 톱질을 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흉터가 남아있다.
또 어렸을때에 읽은 동화책속의 ‘흥부와 놀부’의 이야기도 생각이 났다. 톱질을 하면서 흥부가 박을 톱질을 할때마다 하나 하나 보물이 나온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톱질을 하면서 바라는 마음은 금은 보화가 나오지는 않더라도 제발 ‘1달러 톱’이 부러지지 않고 나무 토막만 잘 잘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나무 목재가 굵고 단단한 것이라 톱질하는것이 매우 힘이 들었다. 더운날씨에 해는 따갑고 벌레들은 나의 향기를 좋아하는것 같았다. 내 주위를 맴돌면서 연약한 부위를 신나게 물고 있었다.
힘들면 쉬어 가면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시원한 과일로 목을 축였다. 클래식 음악과 그리고 찬양곡 노래도 같이 불렀다. 드디어 화분 받침이 완성이 되었다.
하루를 꼬박 걸려서 완성한 작픔은 나를 흐뭇하게 해주었다. ‘1달러톱’을 손에 들고 고맙다는 마음으로 입가에 대고 키스를 했다. 모든 것에 고마움과 행복한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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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자 윤동주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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