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은 주로 마음이 원인이 되어 생기는 것으로, 심리적 충격이나 정신적 갈등으로 뇌의 기질적 변화 없이 일어나는 정신적 혹은 신체적 증상을 수반하는 병으로 정신병과는 달리 현저한 인격의 변화가 없는 것을 말한다. 주로 억울한 감정을 풀지 못하고 오랫동안 참게 되면서 가슴 답답함 등의 신체적 증상으로 표현된다. 억울한 감정을 발산하지 못하고 억제하여 나타나는 신경성적인 화 즉, 울화로 말미암아 나타나는 모든 병증을 화병이라고 한다. 서양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히스테리, 노이로제, 우울증, 공황장애 등도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정신과협회(1996년)에서는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한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공인한 바 있으며, 문화결함증후군의 하나로 등재하고 있다.
화병과 스트레스는 다르다. 화병은 스트레스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일종의 스트레스성 질환이라고 할 수 있으나 몇 가지 차이를 가지고 있다. 첫째, 스트레스성 질환은 갑작스런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나 화병은 동일한 스트레스를 장기간 받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화병은 본인이 어떤 스트레스라는 것을 알며, 해결방법이 무엇인지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참아서 발생한다. 예를 들어 주부의 경우, 남편으로부터의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으며, 해결하기 위해 이혼, 싸움을 할 수 있겠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 억지로 참는다. 셋째, 화병은 최근에 화를 유발하는 스트레스를 받아 폭발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스트레스를 잘 견디던 사람도 갑작스런 스트레스는 방아쇠 역할을 하여 폭발을 유발한다.
화(火)는 특히 감정의 스트레스와 연관을 가진다.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화(火)를 관장하는 장기는 심장이고, 또 심장은 감정을 관장한다고 보고 있어, 스트레스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반응을 하게 된다. 화(火)는 불의 성질로, 화병은 얼굴이나 가슴의 열기, 분노, 충혈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화(火)는 위로 올라가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 화병은 주로 가슴 위의 부분에서 두통, 어지럼증, 상열감, 가슴부위의 답답함이나 열기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화(火)는 온몸의 진액을 손상시킨다. 불이 습기를 건조하게 하는 것처럼, 신체를 건조시키는 작용을 하여 화병은 입술이 타거나 목이 마르는 증상이 나타난다.
화병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으로는 항상 피로하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머리가 아프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잠이 잘 안 온다, 깜짝깜짝 잘 놀란다, 만사가 귀찮다, 눈이 침침하고 쉬 피로하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막히는 증상 또는 가슴이나 목에 뭉쳐진 덩어리가 느껴진다, 무엇인가 치밀어 오른다, 얼굴이 붓는다, 급작스러운 화의 폭발 혹은 분노, 속이 메스껍거나 어지럽다 등이 있다. 합병증으로는 가볍게는 심장두근거림, 정신병질환, 두통, 불면증, 목뒷덜미 뻣뻣한 증, 어지럼증, 흉통, 불안증, 비만증, 혈압이 오르거나 당뇨수치가 오르는 등의 증세, 심하면 담석증, 정신착란증, 협심증, 심근경색, 중풍 등의 증세로 변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의 화병의 경과로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잘 해결하지 못하고 받기만 하면, 스트레스가 계속해서 쌓이게 되는데, 이를 간의 기운이 쌓인다하여 간기울결이라 한다. 그 다음 단계로는 쌓인 것이 오래되면 화로 바뀌게 되는데, 이를 울구화화라 한다. 그 다음 단계로는 젊고 건강한 경우에는 수(水)와 화(火)의 기운이 적절히 순환이 되어 화(火)에 편중되는 경우가 별로 없지만, 나이가 들고 약해지면 수화(水火)의 불균형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수화불교라 한다. 그 다음 단계로는 역시 나이가 들면 인체의 음(陰)의 기운이 허약해져 화(火)가 올라가는 현상이 가속화되는데, 이를 음허화왕이라 한다. 그 다음 단계로는 복잡한 감정들이 쌓여 화로 변한다고 하여 오지과극화화라 한다. 다음 칼럼에서는 화병의 원인과 치료법, 그리고 예방법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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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식 <경희바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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