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새것이 무조건 좋았다. 차도 새차가 좋았고, 전화기도 새 기능이 탑재된 최신 버전을 갖기 원했었다. 새차를 구입하거나 전화기를 업그레이드 할 때면 매뉴얼 보면서 새 기능을 배우고 익히느라 신나기만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새로운 기기가 부담스럽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늦어지고, 부담스러워졌다.
돌아가신 친정어머니도 멀리 있는 손주들과의 영상통화를 하라고 스마트폰을 사드렸는데, 결국 누군가 옆에서 도와줘야만 영상통화를 할 수 있었다. 나에겐 그 쉬운 스텝들이 엄마에겐 너무나 어려웠던 것이다. 내 고객들에게도 추가로 필요한 내용이 있거나 설명하기 애매한 경우 셀폰으로 사진찍어 보내주세요~라는 말을 쉽게 했었는데, 요즘 반성한다. 벌써 나도 이렇게 따라가기 힘들다는 것을 느끼는데, 과연 나는 그분들의 연세가 되면 저분들만큼 잘할 수 있을까 심히 고민된다.
아는 동생 가족은 아마존이나 구글에서 파는 홈시스템을 이용해 문단속하는 보안점검 등 첨단의 하루를 보내고 있다. 나도 그들처럼 살까 하는 마음으로 장바구니에 넣어다 뺏다를 반복하다 결국 아직도 구매 전이다. 내가 과연 이 기기를 잘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드니 선뜻 구매결정을 못내리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기기에 적응하기 힘든 것만이 아니다. 나 어릴 적 유행했던 노래를 틀으면 우리 막내가 이해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예전에 나도 타령이나 트로트를 듣는 부모님을 이해못해 얼굴 찡그렸던 기억이 난다. 엄마도 내가 그 당시 유행하는 노래를 듣고 있으면 이런 노래가 좋으냐는 질문을 했다. 그런데 내가 나이가 드니 그 트로트 가사에 인생이 담겨 있고, 삶의 희로애락이 있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가슴으로 느낀다.
급변하는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가 더 마음에 쓰이는 것은 왜 그럴까? 분명 새로운 것에 적응하고 구세대와 신세대가 공존하며 살아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 요즘 신세대들에게 나 역시 구세대일 것이고, 내가 쓰고 있는 것이 구식이기는 하지만, 익숙한 것이 더 편한 것은 나뿐만이 아니리라. 옛것을 좋아하고 익숙한 것이 편안하지만, 새로운 시대의 변화도 유연하게 맞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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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옥(재정전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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