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이은 단전에 경제적 피해 눈덩이, 일부지역은 셀폰 서비스도 다운돼, 건기 길어진 기후변화·시설 노후화도 부채질

27일 소노마카운티 힐스버그에서 ‘킨케이드 산불’을 진압하고 있는 소방관들.
“3자리수 돌풍을 등에 업고 사납게 번지는 산불을 피해 18만명이 쫓기듯 강제대피하고, 200만명이 전력공급 차단된 암흑에서 보내야 하는 캘리포니아는 이제 지구온난화와 노후화 된 인프라 앞에서 디스토피아(dystopia, 암울한 미래상)를 경험하고 있다.”
28일 EB타임스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 크고 더 빈번하고 더 파괴적으로 캘리포니아 대형산불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것이 캘리포니아의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후변화로 건기가 길어진데다가 PG&E 송전선 고장 등 시설 노후화가 산불발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선제적 강제단전조치가 실시되는 이 상황이 갈수록 잦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문은 세계적인 혁신의 중심지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소노마카운티 킨케이드 산불과 발레호 글렌코브 산불로 I-80 고속도로가 폐쇄되고, 전력공급이 차단되는 등 기본적인 공공서비를 잃는 당황스런 경험을 주민들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27일 거의 온종일 PG&E 웹사이트가 다운돼서 노약자 등은 단전 관련정보를 정확히 얻을 수 없었고, 주요 교통로는 폐쇄되고, 유명 와이너리는 파괴됐다. 또 버클리와 콩코드 등지에는 거대한 나무들이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통행이 막히고, 여러 교회 예배가 연기되고, 스포츠 경기가 취소되고, 공원과 운동장에는 해로운 공기로 가득차는 그야말로 혼란이 이어졌다.
심지어 일부 교외지역(rural areas)에서는 버라이존, AT&T 등의 셀폰서비스가 다운되기도 했다. 일부는 음성서비스가 작동했지만 데이터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일부 지역에서 컴캐스트 인터넷이 느려지거나 완전히 다운되기도 했다.
27일 PG&E는 38개 카운티 200만명에게 강제단전조치를 내렸다. 한달내 세번째 단전조치를 당한 산타로사의 제시카 콜은 “단전으로 불꺼진 교통신호는 4방향 정지 신호로 취급해야 하고, 차분하게 손전등을 들고 다녀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티븐 와이스맨 UC버클리 공공정책 강사이자 전 가주공공유틸리위원회 행정법 판사는 “PG&E 강제단전에 대비해 주민들이 대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미국에서 이민자가 최다이며 인종다양성지수가 가장 높고, 세계 5위 경제규모인 캘리포니아가 이 위기를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팔로알토의 미래연구소 디렉터 마리나 고비스는 “기후변화에 장기적으로 대비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서 “그 실패는 세계적인 문제이나 지금 캘리포니아가 그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인들의 피해도 잇따랐다. 캐스토로밸리의 정육회사와 대형 푸드홀을 운영하는 조길호 사장도 “계속된 정전으로 육류, 야채, 냉동제품 등을 버려야 해서 손해가 막심하다”면서 “푸드홀은 영업을 중단했고, 정육딜리버리도 못하는 비상상황이라 긴급대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월넛크릭의 안모씨는 “정전으로 업소 영업이 무너져 내렸다”면서 “이 피해를 보상받을 길도 없는데 29일 또다시 정전이 예고돼 지장이 크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또 더블린, 오클랜드, 샌리앤드로, 캐스트로밸리 등에 사는 한인들 중 많은 가정에 전기가 끊기면서 샤워, 음식조리 등 기본적인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으며 냉동실과 냉장실에 보관해둔 음식들이 상할까 아이스박스에 저장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일부 마켓에서는 얼음이 동이 나는 사태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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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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