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크리스천 어셈블리 처치가 ‘크리스마스 깜짝 선물’로 빈곤층 주민 5,500여명의 의료비 부채 530여만 달러를 탕감해주었다는 훈훈한 소식이 성탄절 전야에 전해졌다. 물론 교회가 그 많은 돈을 다 낸 것이 아니라 부채탕감 전문기관으로 넘어가 액수가 크게 낮아진 메디컬 빌을 사들였다고 한다. 빚 독촉에 시달렸던 많은 가정들이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 크리스마스를 맞았을지, 사랑과 구제를 실천하는 교회의 참된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든 사건이다.
그런 소식과는 반대로 남가주 한인 기독교계는 올 한해도 LA에서, OC에서, 어바인에서 여러 교회들이 법정 소송을 벌이며 싸움을 그치지 않고 있다. 분쟁이 언론에 보도된 교회만도 LA의 세계아가페선교교회, 나성서부교회와 나성열린문교회, OC의 나침반교회, 얼바인 침례교회 등인데 드러나지 않은 채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는 교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한인교회들이 소송을 많이 하고, 대부분 교회건물의 소유권이나 재산 문제로 싸운다는 것은 주류 법조계에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한인커뮤니티변호사협회의 크리스틴 정 회장은 “LA 수피리어 코트 내 약 300명에 달하는 민사 담당 판사들 중에서 한인교회의 소송을 맡아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한 사람도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교회 싸움은 대부분 이슈 싸움으로 시작돼 파벌이 조성되고 감정이 격해지다가 종국에는 건물 소유권을 놓고 법정 소송으로 발전한다. 그 과정에서 늘 전개되는 풍경이 TRO를 걸고, 경찰이 출동하고, 둘로 나뉜 교인들이 따로 예배를 보고, 가드를 세우고, 자물쇠를 교체해 다른 쪽의 출입을 통제하는 것이다. 그리고 소송이 시작되면 엄청난 액수의 헌금이 교회의 본질과는 상관없는 법정 비용으로 들어간다.
많은 교회들이 수년간 애써서 건축헌금을 하고 자체건물을 마련하지만 결국은 그 건물을 둘러싸고 재산권 분쟁을 일으키다가 성도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돈도 건물도 모두 다 잃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랑과 용서, 나눔과 포용을 가장 먼저 실천하며 본을 보여야 하는 곳이 교회다. 성탄절을 지나고 한 해를 마감하는 이 시기에 교회들이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돌아보기를 바란다. 가장 낮은 곳으로 와서 위대한 인류애를 온 몸으로 구현한 예수의 가르침을 되새겨보며 새해를 맞이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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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교회다니다 한국인 교회한번 나가면 분위기가 완연히 다른걸느낀다. 미국인 교회는 쓰레바신고가고 교회직분받은분도 반바지차림에 그냥 친구같은 느낌이 드는데 한국인 교회는 아직도 1960년 분위기다. 목사부터 장로 집사들 한결같이 양복에 넥타이, 예배중엔 기침소리도 안들리게 엄숙한 분위기. 미국교회는 세대에 따라가는반면 한국교회는 옛것을 중히여겨 점점 세대와 멀어져가는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