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 내리는 보슬비와 감나무 새싹이 더욱더 싱그럽게 느껴지는 4월 초 한낮이다. 따스한 봄기운과 예쁜 꽃들이 활짝 피는 계절에 집 앞 거리는 온종일 차 한 대 지나지 않으니 그 한적함은 쓸쓸함을 더 해 준다. 누구나 이제껏 한 번도 경험 해 보지 못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다.
두 달 사이에 전 세계의 숨통을 조여오는 이 긴박한 상황에서 공기나 상대의 호흡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은 마스크와 함께 첫째로 지켜야 할 개인 간의 규칙이 되었다.
며칠 전 신문에는 미 안과학회(AAO)는 회원들에게 아래와 같은 사항을 안내하였다. "눈 결막염이 코로나 19의 감염 징후일 수도" 있으니 진료 시 눈, 귀, 입 등 얼굴 전체를 덮는 보호장비를 착용하도록 권고했다.'라는 기사를 읽었다. 앞으로는 상대의 아픈 눈만 쳐다봐도 혹시 코로나 19에 감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한 낯 기우(杞憂)이기를 바란다.
점점 더 다가오는 악조건 속에서, 혼자만이 두려움을 느끼는 듯하여 눈감고 마음의 평정을 찾으려 하니 예전에 있었던 일상의 그리움이 떠 오른다. 그때는 당연한 일인 줄 알았는데... 그 모든 소소한 일상이 소중한 그리움이란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친구와 소주 한 잔에 열변을 토하며 포장마차 속 연기를 어깨너머로 보내며 함께 했던 시절의 그리움, 때가 되면 많은 친구와 수다를 떨면서 점심 한 그릇 같이하며 웃을 수 있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세월이 흘러 은퇴 후에는 매주 '시에라 산악회'에 나가서 만나는 다양한 회원과 즐거운 산행마저도 빼앗아 갔다. 오늘도 동네의 오솔길을 걸으며 사람이 보이면 건너길로 피해 다녀야 하니 한 달 만에 이상한 나라에 사는 외계인이 된 듯싶다.
며칠 전에는 슈퍼마켓 계산대에서 본의 아니게 약한 기침을 하게 되었는데 점원이 저쪽으로 가 있으라고 명을 내린다. 예전 같으면 재채기를 해도 잘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헛기침 한 번 했다고 지적을 당하는 현실이다. 그러나 특히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지켜야 할 에티켓이다.
고국 청주시에서는 택시기사가 감염되어 승객감염이 걱정되었는데 그 기사가 운행 시에 마스크와 장갑을 잘 끼고 있었기 때문에 가족 감염은 있었지만, 승객 감염은 없었다고 한다.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과 배려는 인간관계에서 으뜸가는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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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무심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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