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0살 때부터 꾸준히 춤을 춰왔다. 계기는 교회 초등부에서 워쉽대회에 참가하면서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유치한 찬송가에 율동을 곁들이는 정도였지만, 당시에는 교회 친구들과 컴퓨터로 거울모드 영상을 찾아가며 대형을 맞추고, 찍은 연습 영상을 확인하며 누가 어느 파트에서 더 왼쪽으로 가야 하고 어느 파트에서 더 숙여야 하는지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 자체가 너무 즐거웠다. 그 이후 춤에 꽂혀, 엄마에게 5개의 독후감을 제출한 후 댄스 학원에서 1달동안 힙합기초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약속한 1달이 지난 이후로도, 중학교 때 춤에 관련된 모든 영화를 찾아보고, 케이팝 안무들을 따라하며 혼자 춤을 즐겼다. 학교 내 탤런트쇼(Talent Show)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고, 그 영상은 아직도 내 영원한 흑역사로 남아있다. 고등학교 때는 학교 댄스 동아리 활동에 4년을 바쳤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내 취미에 몰두했다. 12학년 때는 동아리 회장을 맡게 되어서, 제대로 급식을 먹은 적이 없을 정도로 1년 내내 거의 모든 점심 시간을 공연 연습과 매년 자체적으로 주최하는 쇼케이스 기획에 쏟았다. 그렇게 함께 노력하고 고생하며 친해진 친구와 선배들은 아직까지도 소중한 인연을 유지해가며, 방학마다 만나 지속적으로 춤 영상을 함께 만들고 있다. 또한 UC버클리 입학이 확정되자마자 학교 내 모든 댄스 동아리의 영상을 찾아보며 설레했던 기억이 난다. 첫 학기 때 가입한 K-pop댄스 동아리에서 지금까지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 다음 학기부터 회장직을 맡기로 했다.
내가 이렇게 계속 춤을 추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운동하는 것을 죽어도 싫어하는 내가 이렇게라도 움직이는 것은 건강 유지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대학을 다니면서 매주 최소 5시간동안은 열심히 몸을 움직이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운동에 대한 잔소리는 절대 하지 않으신다. 또한 춤은 영상으로 기록할 수 있기 때문에, 팀과 오랜 시간 합을 맞추고 그 결과물을 눈으로 확인할 때의 쾌감은 엄청나다. 칼같은 군무를 만드는 댄서들 중 한명이 나라는 것은 몇 년이 지난 후 영상으로 다시 봐도 뿌듯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춤은 내 인생에 지속적으로 소중한 기억과 인연을 가져다 줬다. 앞으로도 춤을 통해 더욱 만들어갈 추억이 기대되기만 한다. 이만큼 나에게 소중한 이 취미를 최대한 오래 이어가고 싶다.
<허경 (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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