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의 인물, 니콜라·데이빗 윤씨 부부
▶ 영문학·공대 전공 한인남성-자메이카 여성, 청소년 자전소설 등 인기… 영화로도 각광

부부가 모두 베스트셀러 작가인 데이빗(오른쪽)·니콜라 윤 부부가 ‘더 선 이즈 올쏘 스타’의 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했다. [데이빗 윤씨 제공]
“누구나 청소년 시절은 생생하게 기억해요. 어떤 사람이 될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는 나이잖아요. 그 시절의 감수성, 설레는 마음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아서 글을 씁니다”
편견을 깨부수는 힘 있는 이야기, 피식거리는 웃음이 나면서도 강렬하게 마음을 사로잡는 글로 인기를 누리는 청소년 소설 작가 부부가 있다. 아내와 남편이 모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올라있는 니콜라·데이빗 윤(48)씨 부부로, 두 사람 모두 이민자 가정에서 성장한 십대들이 모순 투성이의 마음을 딛고 날아오르는 성장과정을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풀어내는 ‘영 어덜트’(YA) 소설가들이다.
6개월 먼저 태어났다는 남편 데이빗은 한인 이민 1세 윤명천·우자씨 부부 슬하의 차남으로 캘리포니아에서 자랐다. 아내 니콜라는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으로 뉴욕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보스턴의 에머슨 칼리지 대학원에서 만나 작가의 꿈을 키우다가 결혼에 골인했고 두 사람이 모두 전업 작가가 되기까지는 20년이 걸렸다. UC 버클리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데이빗은 그래픽 디자이너로, 코넬대 공대를 졸업한 니콜라는 투자회사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딸이 깨어나기 전 새벽 시간을 이용해 글쓰기를 하며 작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출간된 이래 청소년 도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베스트셀러 ‘프랭클리 인 러브’(Frankly in Love)의 작가 데이빗 윤씨는 “니콜라와는 대학원 창작과정 수업에서 만났는데 서로가 서로의 글쓰기에 반했다. 우리 둘 다 언젠가는 작가로만 살고 싶다는 꿈이 있었고 지금까지 서로에게 첫 번째 독자이자 신랄한 비평가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쓴 우주에 관한 글을 써서 학교 친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는 윤씨의 데뷔 소설은 프랭크 리라는 장난기 많은 고교 졸업반 남학생의 청소년기를 위트 넘치게 그리고 있다.
“원래 단어를 조합해서 신조어를 만들고 아는 사람들에게 퍼뜨려 유행시키는 걸 좋아했다”는 그는 “오는 11월 출간 예정인 차기작 ‘Super Fake Love Song’에 락밴드 리더라고 속인 남학생 서니가 한 여학생을 만나 사랑을 하는 과정에 그 시절 즐거웠던 경험을 녹였다”고 귀띔했다.
사실 작가 데뷔는 아내가 먼저다. 5년 전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된 ‘에브리씽 에브리씽’(Everything everything·2015)이 작가 니콜라 윤을 세상에 알린 첫 소설이다. 한국어 번역판도 나와있다. 또, 그녀의 두번째 책 ‘더 선 이즈 올쏘 스타’(The Sun Is Also a Star·2017)는 한인 남성과 자메이카 여성의 운명적 사랑을 다룬 로맨스 소설로 남편 데이빗이 일러스트레이션을 담당했다.
두 작품 모두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됐고 지난해 개봉한 ‘더 선 이즈 올쏘 스타’는 틴 로맨스 영화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혹시 이 소설이 두 사람의 실제 러브스토리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는 니콜라는 “물론 아니다. 그냥 한인 가정에서 자란 모범생 아들과 자메이칸 이민자의 딸이 서로 같은 갈등과 고민을 하며 살아가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남자 주인공인 한인 대니얼은 부모의 희망 대로 의대 진학을 준비하지만 ‘시’를 사랑하고 불법체류자로 부모와 강제추방을 당하는 나타샤는 천문학자가 되고 싶어한다. 알고보면 과학과 시는 그리 멀지 않다. 책 제목에 나오는 태양(Sun)과 별(Star)처럼 같은 우주에서 서로 빛나는 존재”라고 소개했다.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에너지 넘치는 여덟 살짜리 딸과 늘 함께 집에 있다는 이들 부부는 인생은 누구에게나 힘들지만 각자 갈 길을 찾아가게 된다고 니콜라 윤의 ‘에브리씽 에브리씽’에 등장하는 문구를 인용했다. 그리고 “인생에 아무 후회가 없다면 그건 사는 게 아니라고. 사랑이란 끔직한 것이지만 사랑을 잃는 건 그보다 더 끔찍하다”며 어려운 현실에서도 꿈을 더 크게 갖고 사랑을 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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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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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보면 요즘에는 의사, 변호사, 엔지니어되려 죽어라고 공부하는것보다 작가로써 소설 한 두개만 힛트치면 평생 먹고 살 돈이 나오는데다 영화로까지 만들어지면 완전 대박. 미국 초호화 주택 사는 사람들 보면 작가들이 다른 직종보다 훨씬 많은것을 알수있다. 하여간 윤부부 작가님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