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트 버트필드(Stewart Butterfield)는 슬랙(Slack)의 CEO이자 창업자이다. 그는 사진 공유 서비스인 플리커(Flickr)의 설립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혁신의 보고로 여겨지는 플리커를 세상에 내놓았지만 정작 스튜어트는 이것을 개발하려고 의도한 적은 없었다. 그가 만들려고 했던 건 게임 ’네버엔딩’이었다. 게임 사업의 시작은 의욕적이었지만 결국 재정적 어려움에 부딪히고 만다. 그런데 그 게임에서 나온 부산물 중 하나인 플리커가 그와 회사를 살리게 된다. 즉, 게임은 망했지만 게임 개발의 부산물 중 하나였던 사진 공유 서비스로의 사업 전환이 그에게 성공의 전환점이 되어준 것이다. 스튜어트는 플리커를 2004년, 야후에 팔고 백만장자의 대열에 올랐다.
그러나 백만장자가 된 후에도 그는 다시 게임을 만들러 돌아간다. 그에게 게임은 정복하고 싶은 보물섬 같은 것인가 보다. 이번에는 그 게임에 글리치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다시 망했다. 그래서 하는 수없이 게임을 위해 만든 메신저를 상품화하게 되었다. 그 메신저가 요즘 업무용 메신저로 급부상한 ‘슬랙’이다.
그의 성공은 소가 뒷걸음치다가 쥐 잡은 격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했지 사진 공유 서비스나 메신저를 개발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그의 프로필 사진을 봐도 여느 CEO들과는 사뭇 다르다. 느슨한 게이머 같아 보일 뿐, 성공한 스타트업의 경영자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 느슨해 보이는 그에게 큰 장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그의 도전이 실패로 막을 내릴 때마다 빈손으로 나오지 않고 무언가를 들고 나온다는 것이다. 열정적인 도전의 끝마다 계속 실패를 마주하는 것은 얼마나 맥빠지고 절망적인 일인가? 그런데 재미있게도 그는 그때마다 다 타버린 잿더미 같아 보이는 곳에서 불씨 하나를 건져 나왔다. 실패더미 속에서 행운을 건지는 것이다.
내가 실패한 것들이 무엇인가 이토록 진지하게 돌아보고 싶은 열정을 주는 사람이라니 너무 매력적이다. 나는 무엇을 이루고자 했었는데 못했는가? 혹은 무엇을 시도하다가 실패로 끝났던가? 오늘밤, 나의 실패 리스트를 한 번 적어 내려가볼까 한다. 실패한 것이라면 얼마든지 많으니! 나도 그 가운데서 나의 반짝이는 행운 하나 찾아봐야겠다.
<한연선 (더밀크 리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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