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테말라 군경이 북상 저지…취임 앞둔 바이든 정부는 부담 덜어

18일(현지시간) 미국행 캐러밴 이민자들 막아선 과테말라 군[로이터]
미국으로 가려다 과테말라 군인과 경찰에 막혀 발이 묶인 중미 이민자들 수천 명이 결국 고국으로 돌아갔다.
19일 AFP통신에 따르면 과테말라 당국은 자국에 진입했던 미국행 중미 이민자 중 3천500명이 온두라스로 되돌려 보내졌다고 밝혔다. 그중 수백 명은 어린아이였다.
AP통신은 이날 오전 온두라스와의 국경 지역인 과테말라 엘플로리도에 이민자들을 태운 버스와 군·경찰 차량이 산발적으로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온두라스 측에 인계된 후 각자 집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이들 이민자는 지난 15일 온두라스 산페드로술라에서 모여 함께 출발한 올해 첫 대규모 '캐러밴'이다. 폭력과 빈곤 등을 피해 새 삶을 꿈꾸는 캐러밴 이민자들은 보통 걷거나 화물차 등에 올라타 미국까지 수천㎞를 이동한다.
이번 캐러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지난해 두 차례 허리케인으로 생계가 더 어려워진 온두라스인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엘살바도르와 니카라과, 과테말라 등 다른 중미 주민들도 일부 포함됐다.
9천여 명의 이민자들이 함께 밀어붙여 과테말라 국경을 뚫었으나, 과테말라 군경이 국경 인근 고속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막아서면서 이민자들도 더는 북상하지 못하게 됐다.
포기하지 않고 고속도로에서 노숙을 하면서 기회를 노려봤지만 최루가스와 몽둥이를 동원한 군경의 진압에 결국 캐러밴은 해산됐다.
군경에 붙잡힌 이민자들, 그리고 자발적으로 미국행을 포기한 이들은 다시 짐을 짊어지고 온두라스로 돌아가는 버스에 올랐다.

18일(현지시간) 미국행 캐러밴 이민자들 막아선 과테말라 군[로이터]
여전히 미국행을 단념하지 않고 과테말라에 남은 이들도 있다.
감시를 뚫고 북쪽으로 더 전진한 이들도 있지만, 미국에 도달하기까진 여러 겹의 삼엄한 감시를 더 뚫어야 한다.
과테말라와 미국 사이에 있는 멕시코도 과테말라를 통과한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국경 경비를 강화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멕시코와 과테말라 등 캐러밴 경유 국가들은 이민자들이 자국을 통과하는 것을 크게 저지하지 않았으나, 관세와 원조를 빌미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압박 속에 이들 국가도 캐러밴을 적극적으로 막기 시작했다.
올해 첫 캐러밴의 북상이 저지되면서 20일 취임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정부에도 부담이 덜어졌다고 AP와 로이터통신은 표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정권의 강경한 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변화를 약속했지만, 그렇다고 기다렸다는 듯 이민자들이 물밀듯 밀려오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민자들이 대규모로 과테말라와 멕시코를 통과해 미국 남부 국경까지 도달한다면 바이든 정부에겐 이민정책 첫 시험대가 될 수 있었다.
바이든 측 한 인사는 임기 초반 미국 입국을 원하는 이민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개인적으로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고 로이터는 지난 16일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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