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의 2월은 일 년 중 가장 추운 달이다. 금년에는 2월에 들어서자마자 폭설로 길까지 막으려고 한다. 코로나가 아니라도 집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는 날들이다. 이럴 때면 나보다 더 어렵게 살던 사람들을 생각하게도 한다. 따뜻한 집에서 편안하게 지나지만 피할 수 없는 생각이 들어온다.
2월에는 워싱턴 같은 미국의 대통령들뿐만 아니라 영웅들 중에 특출한 인물로 여기는 두 사람은 늘 내 맘속에 있으며 2월이면 그들을 더욱 그립게 한다. 또한 1945년 2월은 잔인했다. 나에게 그들은 성인으로 존경을 받아야 할 만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국제적 단거리 질주 선수였던 에릭 리델이며 또 한 사람은 시인 윤동주이다. 에릭 리델은 스코틀랜드에서 자란 단거리 선수로서 1926년 파리의 국제올림픽 대회에서 우승후보자였다. 그러나 마지막 경주 전날의 예선을 거부했다. 주일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영화로 꾸민 ‘불의 전차’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마침내 중국에서 불쌍한 농민들을 도우며 선교를 하다가 1943년에 일본군에 의해 산동성 웨이시안에 강제 수용되었다. 2년 후 1945년에 2월 25일에 수용소에서 뇌암으로 순교했다. 그의 나이 43세였다.
윤동주는 일본 릿교대학에서 유학하던 시절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2년 후인 1945년 2월 16일에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사망했다. 9일 차이다. 24세였다.
이 두 영웅의 죄는 인류를 사랑했고, 깨끗한 삶을 살았고, 인간에게 유익한 것을 제공했고, 마음이 아름다웠고, 그들의 믿음 때문에 무저항의 희생을 치렀다.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귀중한 것을 남겼다. 그들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가련한 인류를 섬기고 동정하는 삶이다. 한 사람은 선교로, 한 사람은 아름다운 시로 정치적 의욕이나 남에게 해를 끼친 적이 없고 오히려 중생을 아끼고 가여워하며 보시를 한 사람들이다.
우리들에게 보이지 않은 악이 인류를 억압하며 그 악과 싸우는 것이 희생이라고 한다면 누가 알아줄까? 그들의 삶이 우리를 가르쳐 주기 때문에 그들은 영웅이다. 그들을 그리워할 수 있는 것은 나에게 축복이며 특권이다.
<강창욱 / 정신과의사 볼티모어,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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