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콩나물시루’ 멕시코 탑차
▶ 굽은길 사람무게 못이겨 전도

9일 멕시코 치아파스주의 사고 발생지에서 경찰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멕시코에서 9일 미국으로 향하던 중남미 이민자 100여명을 짐처럼 실은 화물탑차가 넘어져 수십명이 숨지는 참사가 빚어졌다.
빈곤과 범죄집단의 폭력을 피해 미국으로 향하던 미등록 이주자들과 관련한 최악의 사고 가운데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AP, AFP통신은 멕시코 남동부 치아파스주 툭스틀라 구티에레스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로 최소 5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멕시코 당국은 당초 사건 현장에서는 49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현지 언론들이 확인하는 사망자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현재 부상자는 53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사고는 멕시코 남동부 치아파스주의 주도 툭스틀라구티에레스로 연결되는 고속도로 커브 길에서 발생했다. 굽은 도로에서 중심을 잃고 쓰러진 트럭은 근처에 있던 철제 육교 하단과 충돌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레노 청장은 화물트럭이 과속하다가 짐처럼 실은 사람의 무게 그 자체 때문에 넘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한 과테말라인 생존자는 “트럭이 굽은 길을 돌 때 트럭 안에 있던 사람들의 무게 때문에 모두 한쪽으로 쏠렸다”고 증언했다. 통신은 트럭이 육교와 충돌한 뒤 열리면서 탑차가 열리면서 탑승자들이 밖으로 튀어나왔다고 보도했다. 운전자는 사고 직후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발표된 사상자를 종합하면 트럭에는 최소 107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집계된다.
AP통신은 부상자, 사망자 외에 트럭에 탄 이민자들이 더 있었다고 출동한 구조대를 인용해 보도했다. 구조대는 이들 이민자가 미등록 체류가 당국에 적발될까 두려워 현장을 급히 떠났다고 말했다. 한 구급대원은 일부 부상자가 피를 흘리면서도 다리를 절뚝거리며 현장을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난 치아파스주는 과테말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는 이주민들의 주요 경유지다. 사고 생존자 증언에 따르면 당시 트럭엔 과테말라와 온두라스 출신 등 이민자들이 있었고, 8∼10명 정도가 어린아이들이었다.
AP통신이 인용한 현지 관계자도 탑승자 대부분이 온두라스와 과테말라 출신 이민자라고 확인했다. 사고 생존자들은 밀입국 알선업자에 돈을 내고 멕시코 남부 국경 인근에서부터 중부 푸에블라까지 이동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멕시코 당국은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대규모 이주 행렬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빈곤, 범죄집단의 폭력,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보건 위험을 피해 미국으로 향하는 미등록 이주민들은 점점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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