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얼마 남지 않은 2021년을 돌아보며 혼자 조용히 웃음 짓기도,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다. 어느 순간을 후회하기도, 어느 순간은 감사하기도, 어느 순간은 가슴 뿌듯해 하기도, 어느 순간은 아쉽기도, 어느 순간은 가슴이 아프기도, 또 다른 어느 순간은 벅찬 마음이 되기도 했던 그런 시간들을 기억하며 되돌아보고 있다.
참으로 많은 생각들 속에 이번 해를 보내며 지금 내가 잠시 멈춰 서 있다. 어느 날 태평양을 건너 나와 아이들이 옮겨 놓아진 이곳에 온 지 20년이 넘은 이 순간에 서 있는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작년에 이어 온 세상이 생각지도 못한 코로나로 인해서 여전히 온 세상 사람들이 어쩔 수 없는 이상하고 힘든 혼돈의 시간 속을 헤매며 살아가고 있고, 나 역시 그런 세상 속에서 한 해를 살았다. 작년 코로나가 처음 시작했을 때는 올해는 괜찮을 거라는 말들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도 어려운 상황 속에 세상 사람들이 다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나는 과연 앞으로는 어찌 되는 건지 막연한 걱정스런 생각을 하기도 하고 뉴스에 집중해 보기도 한다. 나는 나이 들 만큼 들어서 세상을 어느 정도는 살 만큼 살았지만 이제 겨우 돌이 지난, 마스크를 쓴 외손녀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이 나이가 들어서 생각지도 않은 세상을 겪고 있다 보니 앞으로의 세상엔 또 어떤 생각지 못한 일들이 생길까… 하는 걱정된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한편 나는 앞으로를 어떻게 보내야 하나 하는 생각들도 하게 된다. 이제 아이들은 각자의 삶을 살기 위해 긴 여정을 떠나 각자의 자리를 위한 준비가 시작된 듯하다. 그래서 나는 이제라도 나를 만들어가고 나를 지키는, 나를 마무리하기 위한 시간들로 채워가면서 살려고 한다.
나는 아이들의 엄마이기 이전에 오직 ‘나’임을 다시 기억하며 나를 위한 남은 시간들을 살다 가려고 한다. 그래서 며칠 후 새해부터는 내가 생각하는 일들을 하나하나 해 나가는 시간들이 되기를 지금 이 자리에서 바라며 기대해 본다.아!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에 비가 온다면 내가 자주 갔던 바다에 가는 것부터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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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전 빛의나라 한국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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