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소리에 시계를 보니 오후 세시, 어김없이 본인이 묵상한 성경 구절과 내용을 저와 다른 두 친구들에게 날려주는 화정이의 카톡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비록 짧은 메시지였지만 그 누구의 것이 아닌 본인의 묵상 노트를 저와 다른 친구들에게 공유해 주는 그 친구의 진심과 열정에 초반에는 감동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일년이 지나고 새해를 준비하며 뒤를 돌아보니 한국에서 매일 날라오는 한 친구의 그 짧은 카톡 메시지가, 또 그룹 채팅방에서 나누었던 다른 두 친구들과의 진솔한 대화가 참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지난 일년, 이민 온 지 비록 십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긴장하며 매순간 배우는 자세로 임해야만 하는 환경에 사는 것이 지치고 그런 제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이민 1세들이 겪었을 시간을 저도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지친 오후 사무실에서 또는 현장에서 받는 친구로부터 온 한 통의 카톡 메시지는 제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어쩌면 이방인처럼 외롭게 느껴지는 그때 제 사무실에 울리는 ‘카톡’ 소리가 마치 저의 오래된 친구들이 저를 부르는 소리처럼 들려졌는지 모릅니다. 그리고는 누구보다도 나를 잘 아는 세 친구들의 이름만으로 채워지는 무엇인가가 축 처진 저의 어깨를 펴고 다시 밖으로 나가게 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때로 우리는 안부 문자를 보내는 것이 그 사람의 일을 방해 할 수도 있겠다, 또 바쁠텐데 다음에 연락하자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때가 그사람에게 우리가 필요한 때일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특별히 지난 2년의 코로나와 함께 보낸 시간 속에서, 우리는 혼자 있을 때보다 누군가와 더불어 함께 살아갈 때 존재의 가치가 빛을 내며 행복할 수 있는 사회적 동물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어느덧 한해의 끝자락을 붙잡고 서 있는 저에게 창문 너머로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신나게 노는 저희 두 꼬맹이들의 웃음소리가 선물처럼 제 마음에 안깁니다. 너무 행복해 보이는 저 아이들을 바라보며 다가올 새해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더 자주 안부를 묻는 제가 되기로 다짐을 해 봅니다. 그리고 지난 한해 함께 해준 제 친구들 경애, 윤정이, 화정이에게 고마움의 메시지를 카톡으로 보내 봅니다.
<
김정원 (구세군 사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