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도로 위 눈을 녹이기 위해 쓰이는 제설제가 사람의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친환경적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 보도했다.
염화칼슘과 같은 제설용 염화물은 눈을 녹이는 것과 동시에 물의 어는점을 낮춰 눈이 얼음으로 변하는 것을 막아 도로 위 눈을 제거한다.
미국에서는 도로 위에 염화물을 뿌려 눈을 녹이는 방식이 1930년대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그 사용량은 지난 50년간 세 배가 넘게 증가했다.
2020년 미 지질조사국(USGS)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소비되는 소금 중 약 43%가 도로 제설용으로 쓰인다.
그러나 염화칼슘 등이 도로에서 녹으면서 토양이나 호수, 하천 등으로 유입돼 생태계를 위협하고 식수 전용 저수지까지 오염시킨다는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빌 힌츠 미 털리도대 환경과학 부교수는 담수 생태계 내의 염분 농도 상승이 담수 생물의 풍부도와 성장, 번식력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환경 피해뿐 아니라 인프라와 인간의 건강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사회적인 비용도 크다.
2018년 국제학술지 '환경과학기술'에 실린 한 연구는 뉴욕의 가정용 식수 시설 중 24%가 도로에 뿌려진 염화물로 오염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 환경보호국(EPA) 추산치에 따르면 미국 도로 위에 뿌려진 염화물로 차량이나 다리 등이 부식되면서 드는 보수비용은 연간 50억달러(약 6조원)에 달한다.
미국 내 일부 주들은 이런 문제를 의식해 친환경적 제설 방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위스콘신주 제퍼슨 카운티는 2018년부터 염화칼슘 사용량은 낮추면서도 제설 효과는 큰 습염식 제설제를 늘렸다.
그 결과 교통사고는 증가하지 않은 채 소금 사용량은 최고 60%까지 줄였고, 겨울철 도로 관리·보수비용은 20%까지 낮추는 성과도 거뒀다.
힌츠 부교수는 "제설용 염화칼슘 같은 염화물 사용이 담수 동물이나 인간에 안전한 농도 수준을 넘어 담수 생태계를 오염시킨다는 과학적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이 이슈는 지금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비영리 환경연구단체 캐리생태계연구기관(CIES)에서 환경 프로그래밍 매니저를 맡고 있는 빅토리아 켈리는 제설용 염화칼슘 등으로 인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친환경 제설제 등이 개발돼도 초기 높은 비용 때문에 폭넓게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방법이 결국 비용을 줄이고 담수 생태계도 살릴 수 있다면서 변화를 촉구했다. 다만, 변화한 조치로 인한 영향이 실제로 나타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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