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쿠시마 7.4 강진
▶ 수도권·동북지역 대규모 정전, 4명 사망 등 수백명 피해…전문가 추가 강진 가능성 경고
“‘3·11’을 떠올렸다. 원전은 괜찮을까 걱정이 됐다.” 일본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의 편의점에 근무하는 60세 남성은 16일 한밤중에 발생한 지진에 11년 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의 악몽을 떠올렸다. 많은 일본인들이 지진 경보의 출처를 보고 후쿠시마 앞바다라는 점에 경악했다. 도쿄 시민들도 공포의 밤을 지새웠다.
이날 밤 11시 36분, 후쿠시마 앞바다 60㎞ 깊이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강진으로 일본 열도의 동쪽인 도호쿠(東北)와 간토(東)지방에서 강한 흔들림이 1분 넘게 지속됐다. 진도는 후쿠시마현 소마·미나미소마시, 미야기현 도메시 등에서 최대 6강에 달해 건물의 지붕이나 벽이 무너지고 금이 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진도 6강은 사람이 간신히 기어가거나 튕겨져 나가는 수준의 강한 흔들림이다. 도쿄에서도 진도 4가 관측됐고 고토구 등 일부 지역에선 정전이 발생, 어둠 속에서 손전등을 들고 뛰쳐나온 경우가 많았다. 도호쿠와 간토 지역에선 약 1만8,000대의 엘리베이터가 정지해 갇힌 사람들도 있었다.
공영방송 NHK 집계에 따르면 17일 오후 4시 현재까지 미야기현에서 2명, 후쿠시마현에서 1명 등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해와의 관련성을 아직 조사 중인 사람을 포함하면 총 4명이다. 부상자는 212명에 이른다. 미야기현 28개 기초지자체에선 일부 학교의 외벽에 금이 가거나 천장이 부서져 초·중학교를 임시 휴교했다.
대규모 정전은 시민 혼란과 공포를 부추겼다. 간토 지역에선 약 210만 채, 도호쿠 지역은 약 15만 채에서 정전이 발생, 간토 지역 정전은 17일 오전 3시쯤 대부분 종료됐으나 도호쿠 지역은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 일부에 정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진 직후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 예상 파도 1m의 쓰나미(지진해일) 주의보가 발령돼 약 2만1,000가구 주민들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에선 거리에 사이렌과 함께 “높은 곳으로 피신하세요”라는 안내방송이 울려퍼졌다. 아오모리현에 수학여행을 와 호텔에 숙박 중이던 기노시타중학교 학생 100여 명은 로비로 대피했다.
고속철도인 신칸센 열차도 탈선했다. NHK에 따르면 후쿠시마와 미야기현 사이를 운행하는 도호쿠 신칸센 하행선 열차가 선로를 이탈했다. 고속주행 와중에 지진을 감지, 자동으로 정지하는 기능에 따라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100여 명의 승객과 승무원은 부상을 입지 않았다. 다른 곳에도 시설 기둥이 기울어지는 등 도호쿠 신칸센에서 복수의 피해가 발생해 당분간 점검과 복구 작업으로 운행이 어려울 전망이다.
동일본대지진 때 피해를 본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5호기 터빈 건물에서 화재경보가 울렸지만 실제 불은 나지 않았다. 그러나 원전의 기능이 일시 정지되는 가슴 철렁한 상황이 벌어졌다. 원자력규제청 등에 따르면 제1원전 2호기에서 사용이 끝난 핵연료가 있는 수조(풀)의 냉각 기능이 정지됐다가 복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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