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측회동서 美취재진 ‘암살 언론인’ 관련 기습질문…SNS서 영상
▶ 확산 美 ‘에너지 공급 공감’ 발언엔 “증산 논의안해”… ‘바이든의 굴욕’ 평가

사우디 아라비아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홍해 연안 제다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3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이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때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비웃는' 장면이 온라인상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17일 트위터에 게시된 영상을 보면 전날 바이든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 간 회담 현장을 취재한 한 외신 기자는 풀 기자단이 퇴장하는 과정에서 무함마드 왕세자를 향해 암살된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언급하며 "그의 유가족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취재진 쪽을 바라보다 자신을 향해 질문이 나오자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이번엔 또 다른 기자가 이번엔 "바이든 대통령님,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직도 왕따입니까?(President Biden, is Saudi Arabia still a pariah?)"라고 소리쳤다.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무함마드 왕세자를 지목하며 '국제적 왕따'로 만들겠다던 바이든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염두에 둔 질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 순간 자리에 놓인 서류를 응시하던 무함마드 왕세자가 옅은 미소를 띠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외신은 이를 혼자 뭔가를 느껴 우쭐해지면서 내뱉는다는 뜻을 담은 '비웃음'(smirk)으로 표현했다.
카슈끄지 관련 질문을 처음 했던 미 NBC 소속 피터 알렉산더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살짝 웃었고 이어 사우디측 관계자가 내 팔을 꽉 붙잡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에너지 위기 해소를 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증산을 협의하기 위해 '인권 정책 후퇴'라는 비판을 감수하며 무함마드 왕세자와 처음 만난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면전에서 일종의 '굴욕'을 당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회담 이후에도 이런 기류는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에너지 위기 관련 "국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한 공급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데 우리는 동의했다"면서 "에너지 생산업체들은 이미 증산했으며 향후 수개월간 벌어질 일에 대해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 방문 기간 중 원유 증산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시장 상황을 평가해 적절한 생산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참여하는 협의체에서 증산 여부를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순방 성과 전반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순방 기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잇달아 찾고 양측이 별도국가로 공존한다는 '2국가 해법'을 재차 강조하면서 "양측을 더 가까이 다가서게 하는 시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가 떠난 직후인 16일 새벽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자치 구역인 가자지구 내 무기 제조공장을 공습해 양측이 무력충돌을 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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