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캘리포니아에 유독 비가 많이, 그리고 지난해보다 길게 왔다. 몇 해 전에는 비가 오지 않는 것이 걱정이었는데, 이렇게 생각보다 비가 많이 오니 이 또한 반갑지만은 않았다. 무엇이든 적당한 것이 좋다는 말을 떠오르게 한다.
비가 멈추니 예전의 봄 날씨와 같은 파란 하늘, 하얀 구름이 기분을 무척 밝아지게 하고 미소 짓게 한다. 비가 많이 오는 시애틀은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많다는 통계가 있다고 한다. 그에 반해 날씨가 좋은 곳에 사는 사람들은 밝은 기운에 여유 있는 표정과 친절함이 있다. 날씨는 사람의 기분과 감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가끔 비가 추적추적, 부슬부슬 내리면 예전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멜랑콜리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상쾌한 하늘과 청량한 바람은 왠지 희망차고 기운이 나게 하여 무언가 열심히 하는 하루를 보내게 만든다. 이렇듯 소소한 일상에서 만나는 자연 현상인 날씨는 사람에게 기쁨을 주기도 하고 우울한 감정을 주기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주 LA에 잠깐 방문할 일이 있었다. 차로 6시간 정도 오고 가면서 파란 하늘과 끝을 알 수 없이 펼쳐진 꽃 광경을 보며 사진을 찍고 감탄도 하였다. 차창 밖의 풍경과 덥지 않으면서 화창한 날씨는 기분 좋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나를 돌아보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을 계획도 하니 제법 긴 이동 시간이 유익해지는 경험을 했다. 이래서 답답하거나, 정신이나 육체에 쉼을 주기 위해서 자연 속으로의 여행이 치유된다고들 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가요에 이런 가사의 곡이 있다. "힘이 들 땐 하늘을 봐. 나는 항상 혼자가 아니야. 비가 와도 모진 바람 불어도 다시 햇살은 비추니까. 눈물 나게 아픈 날에 크게 한 번만 소리를 질러봐. 내게 오려던 연약한 슬픔이 또 달아날 수 있게. 가끔 어제가 후회돼도 나 지금 사는 오늘이 내일 보면 어제가 되는 하루일 테니"
날마다 반복되는 같은 일상에서 변하는 날씨가 사람에게 감정을 일으켜 기분을 좋은 방향으로 회복시키기도 하고, 또 이런 기분을 긍정적인 행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게 함을 깨닫는다. 우리의 주변에 값을 지불하지 않아도 누구나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색의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햇볕의 따스함과 청량한 공기를 맘껏 누리는 것이 너무 좋아 기쁘고 감사하게 되는 요즘이다. 특히 그림같이 끝없이 펼쳐진 깨끗한 파란색이 눈을 시원하게 하고 정신도 맑게 하니 오랜 비로 왔던 피로감과 무거움을 다 씻어주는 듯하였다. 비가 와서 게으름을 피우며 미루어 두었던 집 안 대청소도 하고, 겨울옷도 정리하며 밀려오는 새로운 기대와 기쁨을 맘껏 즐겨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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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새크라멘토 CBMC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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