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나는 한국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오면서 특별한 장면을 목격했다.
지인들과의 모임이 끝나고 식당을 나오는데 식당 정문 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문을 나서며 모두 떠나기 전에 마치 마지막 한마디를 잊은 듯 사람들의 대화는 끝없이 이어졌다.
그때 함께 밖으로 나온 웨이트레스가 크게 소리 내 얘기한다. “내 팁은 어디 있나요?” 라며 영수증 하나를 흔들며 계속 같은 말을 이어가고 있다. ‘저 사람들은 아까 입구 쪽에 4명이 앉아서 고기를 구워먹던 그 사람들 같은데... ’ 바로 그 남자 손님을 따라 나와 따지듯 하는 말이었다. “내가 팁을 놓았는데 너무 적었나?” 남자는 혼자 중얼거렸다. 남자가 주머니에서 5불짜리 한 장을 꺼내 주고 나서야 사건은 일단락된 듯 조용해졌다.
그래도 그렇지, 아니 팁을 적게 주었다고 언제부터 식당 밖까지 웨이트레스가 따라 나와서 손님을 이렇게 당황스럽게 만드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점점 험악해 지는 것 같다.
오래전에는 식구들이 식당에 가면 아들이나 남편은 항상 팁을 넉넉히 주고 나는 너무 많다며 돈을 조금씩 뺀 적도 있었다. 그러면 남편은 얘기했다. “이 사람들 팁이 그들의 하루 수입 전부인 사람도 있어”라고.
어떤 사람은 식당에서 밥을 먹고 10% 팁을 계산해서 놓았는데, 웨이트레스가 한번 보더니 그냥 탁 계산서를 닫아놓고 가기에 열어보니 15%라고 써 놓았더라고 했다. 팁의 적당선이 정리되지 않으면 앞으로 논란은 더 심해질 것 같다.
한국에서도 그동안 없던 팁 문화의 정식 도입이 요즈음 논란이다. 사람들은 이제 스트레스를 하나 더 더하게 됐다고 걱정한다. 커피 한 잔 오더해 먹는데도 팁을 내라는 것은 무리다. 요즘 식당의 계산서를 보면 팁은 18%와 20%, 25%가 보통이다. 내 돈 내고 먹는데도 공연히 불편한 이 기분은 무얼까? 세상이 자꾸 각박해지는 것 같아 입맛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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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란 수필가,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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