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에서 대학교에 다닐 적에 지도에 이름이 나와 있는 마을에는 다 가 보고 싶었다. 내가 태어난 땅은 어떤 곳인지... 어떤 사람들이 살고... 어떤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기차나 고속버스도 탔지만 시외버스가 제일 재밌었다. 내가 만약 지난 41년 동안 미국에 살지 않고 계속 한국에 살았다면 아마 다 가 봤을 것만 같다. 아쉽다!
내가 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시내횡단 산책로(The Crosstown Trail)는 샌프란시스코 남동쪽에서 시작해서 북서쪽을 향해 도시를 횡단하여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산책로, 공원, 계단, 정원, 주택가 등을 통과한다. 걸어가도 좋고 뛰어가도 좋고 자전거를 타고 가도 좋다. 남쪽에서 시작해도 좋고 북쪽에서 시작해도 좋고 중간 지점에서 이쪽이나 저쪽으로 가도 좋다. 한꺼번에 다 걸어가도 좋겠지만, 나처럼 조금씩 걸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섯 구간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다음 구간까지 가면 몇 마일이 되는가 미리 알고 계획을 세울 수가 있다.
이 샌프란시스코 시내횡단 산책로의 5개 구간은 다음과 같다. 제 1구간 - 캔들스틱 공원(Candlestick Park)에서 시작, 제 2구간 - 글렌 공원(Glen Park)에서 시작, 제 3구간 - 골든 게이트 하이츠 공원(Golden Gate Heights Park)에서 시작, 제 4구간 - 스토우 호수(Stow Lake)에서 시작, 제 5구간 - 프리지디오(Presidio)에서 시작해서 바다절벽(Sea Cliff)을 거쳐 랜즈엔드(Lands End)에 도달한다.
골든 게이트 하이츠 공원으로 올라가려면 매우 가파른 계단을 많이 올라가야 하는데 꼭대기까지 다 올라가 보면, 데이빗슨 산((Mt. Davidson) 꼭대기에 있는 초록색 벤치와 똑같이 생긴 또 하나의 초록색 벤치가 놓여 있다. 금문교는 대개 동쪽이나 서쪽에서 바라보는데, 이곳에 가면 남쪽에서 바라보는 금문교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다. 입장료도 내지 않고 누구나 내가 사는 도시를 두 발로 걸어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걸어갈 수 있도록 길을 내 준 사람들... 세상은 내 가족만 아끼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남의 자식도 위해 주고 남의 돈도 아끼며 살아 가는 많은 사람들 덕분에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샌프란시스코 시내횡단 산책로를 걸으며 나는 또 배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