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인권 영화 ‘도토리’ 워싱턴 상영회
▶ 탈북민 출신들이 참담한 北 실상 고발

지난 7일 워싱턴한인커뮤니티센터에서 영화 ‘도토리’ 상영회가 열리고 있다.
“북한에서 경험한 ‘스토리’를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뭐 ‘도토리’요! 배가 고파서 다 먹었는데요.”
탈북민 영화감독이 만든 북한인권 영화 ‘도토리’는 이렇게 시작된다. 남북이 같은 말을 쓰지만 70년이 넘는 분단으로 인해 간단한 소통마저 어렵게 됐다. 강제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배고픔을 해결할 수 없는 북한 주민들은 콩이나 옥수수도 부족해 도토리로 떡을 만들어 먹으며 ‘눈물 없는 나라’를 그리워한다. 이들은 “우리는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어차피 매한가지”라며 말없이 서로를 쳐다본다.
지난 7일 워싱턴한인커뮤니티센터에서 허영철 감독이 만든 영화 ‘도토리’ 상영회가 열렸다. 100여명의 한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30분 동안 북한의 실상, 탈북민들의 참담한 현실을 고발했다.
영화는 지독한 배고픔과 사상교육, 검열과 통제 등 북한의 일상을 재현했으며 이를 견디다 못해 목숨을 걸고 두만강을 건너는 사람들 그리고 중국 공안에 잡혀 강제 북송돼 북한 수용소에서 모진 고문을 당하는 탈북민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함경북도 양강도 출신인 허 감독도 2002년 가족과 함께 탈북하다 중국 공안에 체포돼 강제 북송돼 고초를 겪었던 만큼 자신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탈북민들의 아픔을 영상에 담았다.
감독은 물론 배우들도 탈북민들이고 영화 제작도 탈북민들의 후원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평가보다는 그들이 직접 경험한 이야기, 어떻게든 탈북민의 현실을 알려야겠다는 절박함이 보다 강하게 느껴졌다.
허 감독은 “지난해 중국에 억류된 탈북자 2,600명 가운데 600명이 강제북송되는 것을 보면서 영화 제작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영화는 계속 제작될 것이고 도토리 2편을 비롯해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오토 웜비어 사건을 다룬 후속작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배우 이자연, 김희연 씨도 이날 상영회에 참석해 “탈북민의 아픔에 공감하면서도 연기로 표현할 수 없는 가슴 아픈 현실이 있다”며 “영화를 보는 것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북한인권에도 관심을 갖아주시길 바란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날 상영회에는 워싱턴평통 린다 한 회장을 비롯해 여러 자문위원들이 참석해 행사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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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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