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코수르 협상 마무리·멕시코 협정 현대화·말레이 협상 재개
▶ 내달, 집행위 전체 인도 방문 예정…파트너십 강화 목적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로이터]
보호무역주의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에 맞서 유럽연합(EU)이 제3세력과의 무역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2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담당 집행위원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이후 장기간 연기돼 온 무역 협정을 속속 체결하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초 남미 우루과이를 방문해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25년 만에 마무리했다.
EU와 메르코수르 간 FTA 협상은 2019년 원론적인 합의에 도달했으나, EU가 아마존 삼림 벌채 억제와 환경보호 의무 조항 등 새로운 조건을 요구하면서 이후 5년째 난항을 겪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을 눈앞에 두고 양 블록이 조금씩 양보해 전 세계 GDP의 25%를 넘게 차지하는 거대 단일시장을 이루기로 합의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당시 "이 협정은 경제적 기회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필요성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며 "고립과 분열이라는 반대 방향으로 강풍이 불고 있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지만, 이 합의는 우리에겐 대응 방안으로 여겨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진 않았으나 그가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데 대한 대응책으로 해석됐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을 며칠 앞둔 이달 17일엔 멕시코와의 무역협정을 25년 만에 현대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로 치즈·돼지고기·초콜릿·와인 등 EU 주요 수출제품에 부과되던 최고 100% 수준의 관세가 폐지되고, 유럽 자동차 업계 역시 일부 관세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밖에 EU는 스위스와의 협정을 강화하고, 10년 동안 중단된 말레이시아와의 무역협정 협상을 재개했다. 다음 달엔 EU 집행위 전체가 인도를 찾아 전략적 파트너십 협정을 모색함과 동시에 오랜 기간 진전이 더딘 무역 협정 협상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유럽은 오랜 동맹국뿐만 아니라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모든 국가와 협력을 추구할 것"이라며 향후 적극적으로 '편만들기'에 나설 뜻을 밝혔다.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직면한 다른 나라들 역시 EU와 손잡기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다보스 포럼에서 폴리티코에 "지난 두 달 동안 제가 본 것, 그리고 다보스에서 확인된 것은 EU와의 FTA 협상을 가속하려는 엄청난 관심"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EU 외교관 역시 폴리티코에 "트럼프는 의도치 않게 EU와 제3국 간 무역협정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새로운 역학 관계가 형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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