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정치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하게 한 ‘기획자’로 꼽힌다.
두긴은 푸틴의 ‘브레인’이자 ‘사상적 스승’으로 불리는 인물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당시 ‘우크라이나인을 없애라’며 러시아의 군사행동을 선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긴은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량 학살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지식인 중 유일하게 제재 명단에 올라 2015년 미국과 캐나다 입국이 금지되기도 했다.
두긴이 주창하는 이론은 ‘유라시아주의’(Eurasianism)다.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유라시아 대륙 국가들이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해양 세계에 맞서 싸워 미국의 패권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사상이다. 서방 국가에 대항해 러시아가 세계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1997년 두긴이 이 같은 내용을 책으로 쓴 ‘지정학의 기초: 러시아의 지정학적 미래’는 러시아 군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자연히 두긴의 사상은 반(反)서방주의와 러시아 제국 부활을 꿈꾸는 푸틴에게 주요한 역사ㆍ지정학적 배경을 제공했다.
대외적으로 러시아 크렘린궁과 두긴 사이에 맺어진 공식적 관계는 없다. 그러나 그의 급진적 사상이 곧 푸틴의 외교 정책의 ‘뿌리’ 역할을 했다는 분석은 공공연하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과거 두긴의 제국주의적 세계관을 재조명하며 “망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망상도 (푸틴 같은) 폭군들이 수용하면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두긴은 자신이 주창한 급진적 사상 때문에 가족에게 화살이 돌아오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였던 2022년 8월 두긴의 딸이 차량 폭발로 현장에서 사망한 것이다. 당시 미 정보당국은 이 사고에 우크라이나 측이 개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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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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